채프먼 형제는 런던의 왕립미술대학에서 공부한 뒤, 1992년부터 함께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영국의 대표적인 듀오 작가 길버트와 조지의 조수로 일했다. ‘yBa’의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이들의 작품은 신체 절단과 고문, 성교, 역사 훼손, 우상 파괴 등 자극적 내용을 담고 있다. 유년기의 순수함을 간직한 것 같은 소년과 소녀상은 격렬하게 뒤틀리고 변형된 모습으로 성적인 형상과 뒤섞여 관람객에게 시각적인 충격을 던진다. 채프먼 형제의 사실적이면서 그로테스크한 작품 세계는 고야의 에칭 <전쟁의 참상>에서 출발한다. 1994년 그들은 고야의 작품을 도상 삼고 참수형을 당한 채 나무에 묶인 발가벗은 인간 형상 <죽은 자에 가해진 위대한 행위>를 제작한다. 얼굴의 일부가 성기로 된 <안면 성기>, 1997년 발표한 복수 인체의 몸통이나 머리 부분이 용해돼 연결된 기이한 형태의 조각 <비극적 해부학>, 2000년에 제작한 전쟁의 참상을 미니어처로 제작한 <지옥> 등의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2002년 원시 조각을 연상시키는 입체 작품에 맥도날드 로고 등을 두르게 한 30개 이상의 <더 채프먼 패밀리 콜렉션>을 발표한다. 2003년 고야의 <전쟁의 참상>을 구입하여 그 위에 코믹한 괴물의 얼굴을 그려 넣은 파격적인 드로잉, 2008년에는 아돌프 히틀러의 수채화 원본을 인용한 시리즈 <히틀러의 미술> 등 이들의 작품은 늘 논란의 중심에 놓여 있다. 2003년 터너상 후보에 올랐다.
* 이 기사는 2013년 1월호 특집 「What is Contemporary Art?」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