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사마 야요이의 트레이드마크인 증식하는 물방울 무늬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앓아온 편집적 강박증의 결과이자, 종교적인 수준으로 고양된 그만의 치료법을 의미한다. 집적 반복 강박 증식 등으로 요약되는 그의 조형 언어는 물방울과 거울, 풍선을 소재로 회화 조각 해프닝 환경설치 패션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한다. 1959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1970년대 초반까지 일련의 오브제, 누드 퍼포먼스와 해프닝, 도발적인 설치 작품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미국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수백 개의 남근상으로 의자와 테이블 사다리 등의 사물을 덮은 <축적> 연작은 남성 주도적인 미술계의 상황을 조롱하는 페미니즘 미술의 선구적인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미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그는 정신질환이 재발해 1973년 일본으로 돌아온다. 이후 도쿄의 한 정신병원에서 생활하면서 병원 앞에 ‘쿠사마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현재까지 작품 활동에 몰두한다.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의 대표작가로 참여했으며, 1998년 타이페이비엔날레, 2000년 시드니비엔날레 등 총 100여 회의 국제 단체전과 100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20여 권의 시집 및 소설을 출간하는 등 문학 활동도 펼쳤다. 2001년 아사히상, 2003년 프랑스예술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2003년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2007년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등에 참가했다. 2012년 미국 휘트니미술관과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고, 루이비통과 콜라보레이션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 이 기사는 2013년 1월호 특집 「What is Contemporary Art?」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