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 복이 1991년부터 진행해 온 ‘강연’은 설치미술과 퍼포먼스가 결합한 독특한 형식이다. 다다식의 패러디, 빈의 행동주의, 슬랩스틱 코미디, 싸이코 스릴러, 전위 연극을 비롯해 철학 심리학 문학 음악 등 온갖 장르가 혼합되어 있다. 그의 초기 작품은 관객과 소통하는 설치미술이라는 방법론을 도입했다. 그는 바늘 종이 점토 책상 양말 골판지 식물 등 잡다한 오브제로 값싼 수작업 장치를 제작한다. 그렇게 만든 오브제를 신체와 결합하거나 바닥에 내던지거나, 관객에게 건넨다. 퍼포먼스 이후 이 오브제들은 ‘연극적 콜라주’로 전시장에 남는다. 욘 복은 요셉 보이스의 강연 전통을 따라, 일방적 교육과 학습 대신 관람객의 시각을 개방시킨다. 그는 보이스의 계몽적 비장함을 위트와 블랙 유머로 전환해 관람객의 체험을 강조한다. 그는 개막 전에 비공개로 같은 장소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이를 촬영해 전시장에 비디오로 상영함으로써 라이브 강연과 퍼포먼스 비디오를 동시에 접목한다. 2004년부터 배우를 기용해 초현실적이고 히스테리컬한 장편 영화를 제작한다. 작품에 등장한 오브제는 ‘강연’과 마찬가지로 전시장에 개별 작품으로 전시된다. 함부르크대학에서 조각과 경제학을 전공했다. 지금까지 총 150여 회의 라이브 ‘강연’을 펼쳤다. 1999, 2003,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2005년 리옹비엔날레, 2002년 카셀도쿠멘타, 2001년 요코하마트리엔날레 등에 참여했다. 2008년 아르코미술관과 인사미술공간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 <욘 복_피클 속 핸드백 두 개>가 열렸다. 한국에서 새로 제작한 신작 영화를 선보였다.
* 이 기사는 2013년 1월호 특집 「What is Contemporary Art?」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