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fgang Laib
<Pollen from Pine> 꽃가루 320×360cm 1999
‘꽃가루’ 작업으로 유명한 볼프강 라이프는 복잡한 도시생활과 현대미술의 흐름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자연과 예술을 일체화하는 시도를 지속해 왔다. 1972년 인도로 유학을 가서 의학박사논문을 완성했지만, 현대 서양 의학에 실망하여 그 반작용으로 동양적 사상과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귀국 후 예술가가 되기로 결심을 한 라이프는 1977년 민들레 꽃가루를 수집하기 시작, 그 꽃가루를 바닥에 뿌린 작품을 발표한다. 1987년부터 그는 밀랍을 사용해, 집 형태의 오브제나 배 모양의 설치 작품을 제작한다. 라이프는 우유 꽃가루 쌀가루 밀랍 등 생명을 잉태하고 생물과 무생물의 순환을 암시하는 소재를 반복해서 사용한다. 그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미니멀한 형태를 만들어 내는 작업을 선보여 ‘순환’과 ‘반복’이라는 도가 사상의 본질을 주목하게 한다. 2012년 광주비엔날레에 출품한 <망망대해>는 약 2만5천 개의 쌀더미, 9개의 꽃가루 더미를 무각사 대웅전에 설치한 작품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2003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국내 최초로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 이 기사는 2013년 1월호 특집 「What is Contemporary Art?」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