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은 지난 40여 년간 한국, 일본, 유럽 등 국제 무대에서 조각가이자 화가이며 저술가로 활약했다. 1956년 서울대 미술대학을 중퇴하고, 1961년 니혼대학교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67년 도쿄 사토화랑에서 열린 개인전 이후 전위적인 예술 표현을 추구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일본에서 일어난 ‘모노하’ 운동의 중추적 인물로, 1969년 <사물에서 존재로>라는 논문으로 일본 미술 출판사 예술평론상을 수상했다. 이우환은 ‘동양사상으로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극복했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점에서> <선으로부터> <관계항> <조응> <상응> 연작 등 그의 작품에 드러난 키워드는 ‘만남’이다. 그는 조각을 사물과 사물의 관계, 그것을 경험하는 공간에서 만남의 장소로, 회화를 신체성을 매개로 만남을 실현하는 장(場)으로 제시한다. 1990년대 이후 큰 캔버스에 한 개 또는 몇 개의 점을 찍고 나머지는 빈 공간으로 남기는 <조응> 시리즈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최대한의 세계와 관계하고 싶다’는 작가의 이론적 입장을 나타낸다. 유네스코미술상, 호암상, 제13회 세계문화상 등 여러 미술상을 받았으며, 2007년 프랑스 레지옹도뇌르훈장을 받았다. 2002년 호주 아시아퍼시픽트리엔날레에서 백남준, 쿠사마 야요이와 함께 아시아 대표작가 3인으로 선정됐다. 2011년 백남준에 이어 한국작가로는 두 번째로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 <이우환-무한의 제시(Marking Infinity)>를 개최했다. 현재 한국, 일본,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 중이다.
* 이 기사는 2013년 1월호 특집 「What is Contemporary Art?」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