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다카시는 19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문화의 영향이 반영된 ‘재패니즈 팝’을 대표하는 작가다. 특히 ‘수퍼플랫’이라는 새로운 미학적 용어를 제시하고 2000년 로스앤젤레스현대미술관에서 동명의 전시를 기획하는 등 일본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섰다. ‘수퍼플랫’이란 애니메이션이나 피규어의 왜곡된 평면성과 장식성이 이미 일본 근대 회화나 조각에서부터 상당 부분 차지했음을 인식, 이를 중심으로 일본의 전통과 현대의 미의식을 통합함으로써 서구에는 없는 독자적인 조형 양식으로 내세운 전략적인 용어이다. 무라카미는 1996년 ‘히로뽕(지친 영웅)’ 팩토리를 설립했고, 2001년 ‘카이카이 키키’ 주식회사로 이름을 바꿨다. 앤디 워홀 식의 현대판 팩토리인 카이카이 키키는 일본과 미국에서 100여 명 이상의 미술가를 고용해, 게이사이아트페스티벌 등 신진 작가 육성 및 매니지먼트, 아트 상품 개발과 판매,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루이비통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멀티컬러 계열의 모노그램을 디자인하여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고, 2003년 뉴욕 록펠러센터 공공조각 <이중 나선 역전>을 선보였다. 2007년 뉴욕 가고시안갤러리와 전속계약을 맺어 전시를 개최했으며, 2010년 프랑스 베르사이유궁에서 대규모 전시를 열었다. 2008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혔다. 2013년 플라토에서 열릴 한국 첫 대규모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 이 기사는 2013년 1월호 특집 「What is Contemporary Art?」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