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 Viola
<흙의 순교자> 단채널 비디오, 컬러, 플랫패널 7분 10초 2014
1970년대에 영상, 전자음악, 문학을 배운 빌 비올라는 일찍부터 비디오라는 미디어를 시간성과 철학으로 바라보는 실험적인 작품을 제작해 왔다. 비올라는 인간을 중심으로 거리낌 없는 감정 표출, 의식의 현상, 감정의 변화, 영적인 초월 등을 작품의 주제로 삼았다. 그는 뛰어난 영상미를 통해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고, 인간 존재의 근원적 문제를 인식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영상 장비나 표현 방식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더라도 그의 작품은 깊은 정신성이 관통하고 있다. 1980년에 일본에 체류하게 된 비올라는 선불교승이자 화가인 다이엔 타나카를 만나 교류하고, 그의 예술의 근간을 이루는 작업 이론을 구축한다. 비올라 작품의 특징으로 손꼽히는 ‘슬로우 모션’은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미국관 대표로 참가하며 선보인 <인사>에서 처음 나타났다. 이 작품은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폰토르모의 제단화를 소재로 세트를 구성하고, 등장인물을 슬로우 모션으로 촬영한 것이다. 전시장 안의 소리나 빛 같은 요소와 어우러진 그의 작품은 하나의 ‘종합 환경’으로 제시되어 관객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국내에는 플랫폼2010 프로젝티드이미지를 비롯해 여러 단체전을 통해 소개되었고, 2008년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특별전을 개최하며 한국을 찾았다.
* 이 기사는 2013년 1월호 특집 「What is Contemporary Art?」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