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ff Wall
<여름 오후-남성> 라이트젯 프린트 200×251.5cm 2013
제프 월의 사진은 동서양 회화의 전통을 다시 만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그의 사진에는 풍부한 미술사적 지식이 참조되어 있다. 그는 사진에 처음으로 광고용 라이트 박스를 도입했으며, ‘시네마토그래픽 (Cinematographic)’이라는 독특한 영화적 촬영 기법을 이용한다. 그의 작품은 도시 생활과 현대인의 심리적 갈등에 대한 알레고리로 해석된다. 그는 회화가 아닌 사진을 매체로 삼는다. 이를 위해 라이트 박스를 사진에 도입, 단순한 평면 이미지에서 벗어나 관람자를 압도하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의 사진은 일상의 한순간이나 미술사의 한 장면을 자연스럽게 연출한 것 같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치밀하게 계산된 방식으로 제작된다. 그가 작품을 제작하는 방식은 영화감독과 같다. 촬영할 장소에 무대를 꾸미고 조명과 카메라 위치를 계산하는 것은 물론 배우들에게 대본도 나눠 준다. 그는 1990년대 이후부터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디지털 합성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풍부한 회화사적 지식이 깔려 있는 그의 사진은 20세기 이전의 재현적 회화이며, 그런 의미에서는 반시대적이고, 반사진적이라고 할 수 있다.
* 이 기사는 2013년 1월호 특집 「What is Contemporary Art?」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