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g Fanzhi
<Untitled 07-11> 캔버스에 유채 280×540cm 2007
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3세대 작가 쩡판즈는 학창시절 독일 신표현주의에 심취해, 가식이 난무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불평과 안타까움을 표현주의적인 이미지로 표출했다. 그는 고향인 우한에 있는 후베이미술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베이징으로 이주한다. 평탄치 않았던 20세기 중국 역사의 현장을 경험하며 느꼈던 슬픔과 혼란을 작품에 담았다. 대학시절 표현주의적 방식을 집중적으로 실험한 그의 졸업 작품 <병원> 시리즈는 사실적 묘사보다는 등장인물의 심리 표현에 더욱 중점을 두었다. 강렬한 윤곽선, 커다란 눈동자와 손, 의도적으로 과장된 인체비례 등의 작품 특성은 이 시기부터 나타났다. 쩡판즈는 1994년을 기점으로 도시 생활에서 느낀 고독과 이질감을 <가면> 시리즈에 담았다. 전대미문의 도시화 과정을 겪으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 중국인의 삶을 똑같은 얼굴의 가면을 쓴 사람들의 모습으로 표현했다. 이후 <초상> 시리즈나 <풍경> 시리즈를 통해 끝없는 변화를 시도하며 중국 사회와 작가의 사적인 삶을 반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2011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8명의 가면>이 105억 원에 낙찰, 생존 작가는 물론 중국 현대미술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개방과 개혁 이후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선 중국이 세계 미술시장의 3위를 차지하면서 세계의 국제 미술시장 판도를 바꾸었다.
* 이 기사는 2013년 1월호 특집 「What is Contemporary Art?」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