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라크릿 아룬나논차이는 ‘삶과 죽음’을 탐구한다. 그는 회화, 영상, 퍼포먼스, 설치 등을 자유롭게 가로지른다. 작가는 ‘매체(medium)’라는 미술용어에서 영매라는 초자연적 현상을 떠올렸다. “예술과 무당은 시간을 기반으로 인간 육체 바깥의 무언가를 몸과 연결한다. 이 매개자들은 담고, 운반하고, 노래한다. 나는 말할 수 없거나, 말하는 게 허락되지 않은 개인과 집단의 사건을 다룬다.” 작가는 2020년 방콕 민주화운동, 1940년대 제주 4·3사건, 2020년 할아버지의 죽음 등을 연결해 영상작품 <죽음을 위한 노래>(2021)를 제작했다. 아룬나논차이는 일명 ‘불탄 청바지 그림’으로 불리는 <역사 회화> 연작도 이어 나간다. 불꽃이 이글거리는 사진, 굵고 힘찬 붓질, 장엄한 태양 이미지, 불탄 청바지를 콜라주해 추상적 화면을 만들어낸다. 불을 재료이자 대상으로 삼아 탄생과 소멸의 순환성을 전한다. 1986년 방콕 출생. 로드아일랜드디자인학교 학사 및 뉴욕 컬럼비아대 석사 졸업. 자카르타 마찬미술관(2024), 방콕쿤스트할레(2024), 홍콩 K11아트파운데이션(2023), 국제갤러리 서울(2022), 스톡홀름현대미술관(2022), 아트선재센터(2021) 등에서 개인전 개최.

* 이 기사는 2025년 3월호 특집 「Super Nova★」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