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우중
<Lines 3> 캔버스에 색연필, 유채 162×130cm 2024
<Lines 2> 캔버스에 색연필, 유채 162×130cm 2024
허우중은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추상회화를 그린다. 극단적으로 단순한
이미지를 만들어 캔버스 안팎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작가는 2019년 무렵 관념적인 낱말의 조합이 주는 생경함에 관심을 가졌다. 모호한 단어를 기하학적 도형과 직선, 곡선으로 치환해 균형감 있는 화면을 구성해 왔다. 특히 작품이 캔버스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주변 환경으로 확장되도록 공간 설치를 구현한다. 대표적으로 <Circle>(2022)은 짙은 남색을 칠한 캔버스 네 점에 포물선을 그린 연작이다. 이 네 점을 한곳에 모으면 커다란 원이 나타난다. 하지만 작가는 네 점을 맞물리게 붙이지 않고, 캔버스마다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원이 구현되도록 설계했다. 빈 공간에는 포물선이 지나가지 않지만, 감상자는 자연스레 공간을 가로지르는 선을 떠올리며 머릿속 원을 완성한다. 허우중은 전통적으로 캔버스가 지닌 ‘창문’으로서의 역할을 깨부순다. 회화가 캔버스를 초월해 실제 세계로 뻗어 나가는 추상 버전의 ‘트롱프뢰유’이다. 1987년 서울 출생. 파리국립고등미술학교 학사 및 석사 졸업, 동대학원 포스트디플롬 수료. 합정지구(2024), 대전시립미술관(2024), 금호미술관(2022), 송은(2020), 갤러리바톤(2019) 등에서 개인전 개최.
* 이 기사는 2025년 3월호 특집 「Super Nova★」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