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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z Geerk
1988년생 스위스
2025 / 03 / 14
<The New Year> 캔버스에 아크릴릭 130×120cm 2024

렌즈 게르크는 인간 본연의 정서를 화폭에 담는다. 애착과 고립, 충만함과 외로움…. 그의 그림에는 유체를 이탈한 듯한 인물이 등장한다. 내면세계에 몰두한 채 허공을 응시하는 여성, 그리고 그 사실도 모른 채 침대에서 깊이 잠든 남성이 한 공간에 있다. 일반적으로 연인 간의 사랑은 친밀감을 내포하지만, 게르크는 어둡고 기묘한 분위기로 정서적 긴장감을 조성한다. 또 신체의 음영을 정교하게 조율해 가까운 인간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소외감을 극대화했다. 작가는 그림에서 구체적인 시공간을 암시하는 요소를 배제한다. 특정 시대적 배경에 감상자의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절제된 구도, 고요한 화면, 흙빛 계열로 제한된 색채는 조르조 데 키리코와 초현실주의 회화에서 나타나는 멜랑콜리를 계승한다. 인물의 얼굴 표현은 20세기 초 피카소가 모티프를 얻은 아프리카 가면을 참조했다. 굳은 얼굴 뒤로 은밀한 감정적 격동이 숨어있다. 1988년 바젤 출생. 쿤스트아카데미뒤셀도르프 회화전공 졸업. 로스앤젤레스 로버츠프로젝트(2025, 2022, 2020), 마시모데카를로(런던 2025, 밀라노 2022) 등에서 개인전 개최. 뒤셀도르프에서 거주 및 활동 중.

* 이 기사는 2025년 3월호 특집 「Super Nova★」에 게재되었습니다.

Lenz Geerk •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