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준
1988년생 한국
2025 / 03 / 17
<Whispers of Winter> 캔버스에 아크릴릭, 사진 콜라주 91×91cm 2025

이희준은 ‘회화의 건축술’을 실험한다. 직접 촬영한 풍경사진을 기반으로 추상화를 제작해 왔다. 산책이나 여행 중 발견한 장면을 촬영한 후, 이미지를 선별하고 확대하는 과정에서 비례, 구도, 색채 등 회화적 영감을 찾는다. 편집한 사진을 캔버스에 부착한 후, 그 장면과 관련된 시각, 촉각, 후각 등의 감각을 복기하며 이를 점, 선, 면으로 표현한다. 자신을 둘러싼 외부 환경을 기호화하고, 이를 캔버스에 재구축하는 과정이다. 캔버스에 두텁게 쌓아 올린 아크릴 마티에르, 화면을 시원하게 분할하는 색띠, 리듬감을 더하는 크고 작은 원, 작지만 명료한 도트까지…. 그림 곳곳에 가미된 기하학적 요소는 사진의 사실적인 이미지와 만나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이룬다. 화면의 선은 행성의 궤도 혹은 시간의 흔적을 떠올린다. 공간에 얽힌 작가의 내밀한 감각과 기억을 의미한다. “과거의 회화가 대상의 재현, 역사적 기록, 철학적 사유를 전달하는 매체였다면, 오늘날에는 더욱 사적인 매체로 변화했다. 화가는 어떤 사건이나 현상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기보다, 저마다의 시선으로 느리지만 깊게 선사하는 사람이다.” 1988년 서울 출생. 홍익대 회화과 및 조소과 학사, 글래스고예술대 석사 졸업. 국제갤러리 부산(2022), 인천아트플랫폼(2021) 등에서 개인전 개최.

* 이 기사는 2025년 3월호 특집 「Super Nova★」에 게재되었습니다.

이희준 •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