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유연
<Slight Wind> 장지에 아크릴릭 117×91cm 2023
서늘한 공기, 흔들리는 초점, 쓸쓸한 정조···. 양유연은 빛과 어둠의 대비를 활용해 현대인의 불안을 포착한다. 작가 특유의 예민한 감수성은 작업의 재료와 과정에 기반을 둔다. 물감을 흡수하는 장지의 성질과 연한 물감을 여러 겹 쌓아 올리는 기법으로 단단하고 부드러운 표면, 감정을 절제한 화면을 만들어낸다. 내면의 소용돌이를 한 겹 한 겹 녹여내는 셈이다. 양유연은 자신의 모습이나 주변 풍경, 지인의 사진을 편집해 그림에 담는다. 그러나 작가는 이들이 ‘익명’으로 남길 바란다. 특정인의 사적 내러티브가 아니라, 인간 보편의 감정을 포착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삶이 자연스럽게 창작물에 반영되듯, 일상에서 바라보고 느끼는 모든 것을 그려나가고 있다.” 최근 양유연은 글로벌 미술계의 뜨거운 러브 콜을 받고 있다. 2022년 제58회 카네기 인터내셔널 전시 참여가 전환점이 됐다. 이후 홍콩 블라인드스폿갤러리, 런던 스테판프리드먼갤러리에 소속되며 국제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985년 서울 출생. 성신여대 동양화과 학사 및 동대학원 석사 졸업. 홍콩 블라인드스폿갤러리(2024), 프라이머프랙티스(2023), 로스앤젤레스 나이트갤러리(2023) 등에서 개인전 개최.
* 이 기사는 2025년 3월호 특집 「Super Nova★」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