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수
<화살> 캔버스에 유채 130.3×193.9cm 2024
박광수는 드로잉과 회화를 거침없이 횡단한다. 컴컴한 새벽, 집 주변의 숲길을 산책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부식되고 사라지는 존재를 검은 선으로 스케치했다. 인간과 자연의 경계가 무너져 피아 식별이 어려운 복잡한 화면을 캔버스에 아크릴릭으로 확대해 그렸다. 작가는 세밀한 필선으로 자연 풍경과 인간 형상을 뒤섞어 현대인의 소외감을 드러냈다. 박광수는 나무 막대기와 스펀지를 이어 붙여 만든 수제 펜을 활용해 선의 굵기와 먹의 농도를 조절하는 등 매체 실험을 지속했다. 2021년경에는 기존의 흑백을 벗어나 강렬한 색채를 도입한 유화작업을 시도했다. 특히 빛나는 광물이나 열대 우림의 식물을 떠올리게 하는 컬러를 택했다. 꿈틀거리는 선과 다이내믹한 색채로 원초적 상태에 성큼 다가섰다. “내 그림에서는 형상이 정확히 나뉘지 않고, 서로 얽히고 스며들며 파편화되어 섞인다. 일렁이며 빛나는 물 표면, 음습한 음식물 쓰레기 더미나 파헤쳐진 동물의 장기처럼 ‘습기’에 관심이 많다.” 1984년 철원 출생.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과 학사 및 동대학원 석사 졸업. 학고재(2023, 2019), 카다로그(2021), 두산갤러리 뉴욕(2018) 등에서 개인전 개최.
* 이 기사는 2025년 3월호 특집 「Super Nova★」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