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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 Kuraya
1995년생 일본
2025 / 03 / 17
<Flying Dog and Girl> 캔버스에 유채 194×130.3×3.1cm 2023

쿠라야 에미는 청소년기의 소녀를 주인공 삼아 일종의 그림일기를 그린다. 그의 대표 캐릭터 ‘쿠라야 걸즈’는 친숙함과 불안감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다. 이제 막 어린이의 풋풋한 티를 벗어났지만, 아직 성인으로는 독립하지 못한 이들의 다층적인 상태와 감정을 드러낸다. 커다란 눈과 얼굴, 금붕어처럼 작은 입, 길쭉한 팔다리와 얇고 흐린 윤곽선…. 쿠라야는 일본 망가의 표현 방식을 빌려 인물을 그리고, 여기에 몽환적이고 멜랑콜리한 분위기를 더한다. 하지만 이들이 살아가는 무대는 만화보다는 현실에 더 가깝다. 주택가, 골목, 철도, 노래방 등 일상적인 장소를 배경으로 평범한 포즈를 취하거나, 때로는 엉뚱한 상상을 펼치며 하늘을 날아다닌다. 작가는 연한 푸른빛이 감도는 회색 또는 노란빛의 청색을 섞어 화면을 희미하게 처리하고, 마치 기억 속의 한 장면처럼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나의 소녀들은 어두운 감정과 경험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은 작은 빛 덩이를 품고 있다. 내게 그림은 이 어둠과 빛을 만지는 시도이자, 내 안에 존재하는 어둠과 바깥세상을 연결하는 도전이다.” 1995년 가나가와 출생. 도쿄 타마미술대학 유화과 졸업. 2018년 카이카이키키갤러리 소속. 페로탕(홍콩 2024, 파리 2023, 상하이 2022, 서울 2021), 도쿄 카이카이키키갤러리(2023) 등에서 개인전 개최.

* 이 기사는 2025년 3월호 특집 「Super Nova★」에 게재되었습니다.

Emi Kuraya •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