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민
<수술> 캔버스에 유채 227.3×181.8cm 2021
이근민은 경계성 인격 장애를 격렬한 필치의 회화로 풀어낸다. 작가는 초등학생 시절 원인 불명의 거식증과 구토에 시달렸고, 대학생 때는 장기 형상의 환각과 시체 썩는 냄새를 맡는 환후로 한 달간 입원 생활을 했다. 이후 그는 ‘환자의 그림일기’와 같은 작업을 이어갔다. 뼈와 살, 내장과 피가 뒤엉킨 괴물을 거대한 화폭에 담았다. 한편 작가는 병의 ‘진단 코드’로 자신이 손쉽게 규정되는 상황에 자괴감을 느꼈다. 데이터가 한 사람을 손쉽게 분류하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했다. 이근민은 가공되지 않은 정신 질환의 상흔을 투명하게 드러내며, 이성, 정상, 합리에 깃든 폭력성에 격렬히 저항하고 있다. 1982년 영주 출생. 서울대 서양화과 학사 졸업. 페레스프로젝트 베를린(2024), 타이베이 넥스아시아(2023), 스페이스K서울(2022) 등에서 개인전 개최. <I Am Your Body: Chapter 2>(쿤스트할오르후스 2024), <What Happens When We Cry?>(파리 드루이용갤러리 2024), <Ugly as Art>(서울대학교미술관 2017) 등의 단체전 참여.
* 이 기사는 2025년 3월호 특집 「Super Nova★」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