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Video Angel> 혼합재료 68×56×176cm 1996
백남준은 유머와 통찰, 그리고 미디어를 자유자재로 다룬 세기의 천재였다. 플럭서스 운동의 일원이자 비디오아트의 선구자로 불리는 그는 TV, 전자 기기, 영상 등을 조형 언어로 끌어들여 예술과 기술, 동양과 서양, 과거와 미래를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잇는 작업을 지속했다. 백남준의 대표작들은 노스탤지어, 순환, 상호 작용 등의 개념을 환기하며 시간과 인간 존재를 되묻는다. 그의 작품은 종종 낯익은 물건과 생경한 기술을 한자리에 놓고 충돌과 공존의 순간을 만들어내며, 전통과 혁신의 경계를 허문다. “노스탤지어는 피드백의 제곱”이라는 그의 말처럼, 백남준은 회고와 예언, 놀이와 성찰을 넘나들며 우리 시대 미디어 문명의 방향성을 유쾌하게 비틀고 비전을 제시한 작가다.
* 이 기사는 2025년 8월호 특집 「키아프 & 프리즈 하이라이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