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경
1967년생 한국
2025 / 08 / 11
<Angel Series> 비누, 프레임, 피그먼트, 향, 바니시 32×37×7.5cm 2025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미경은 영국박물관, 필라델피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전시해 오고 있다. 신미경의 독보적인 작업 세계는 조각의 스펙트럼을 넓히며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작가는 약 25년간 전통조각의 재료가 아닌 비누를 적극 활용해 왔는데, 특히 비누의 가변적인 물성과 풍화되는 유물의 형태를 대응시키면서 시간성을 가시화하고 시공간적 문화, 재료 간의 ‘번역’에서 오는 간극, 차이를 탐구해 왔다. 그는 1998년부터 특정 문화를 대표하는 비너스 등의 서양 고전조각, 동양의 불상과 도자기 등을 비누로 정교하게 빚어냈고, 이는 재현과 원본성의 문제는 물론 견고한 권위적 형상과 일상적 소모품인 재료를 충돌시켜 유물과 문명 등 불변할 것 같은 절대적 가치에 의문을 제기한다. 작업의 근간이 되는 조각에 대한 사유는 드로잉 시리즈와 페인팅 시리즈, 그리고 부조작업으로도 확장된다. 작품은 완성된 이후 끊임없는 ‘되어짐’의 과정을 거쳐 미래의 유물이 되기에, 작가는 조각의 질료가 스스로 형태를 만들어나가도록 놓아둠으로써 그 과정을 드러내고 재사유하게 한다. 최근 코리아나미술관(2023)에 이어,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2024)에서 천사를 주제로 작업을 선보이며 작업 세계를 확장해 가고 있다.

* 이 기사는 2025년 8월호 특집 「키아프 & 프리즈 하이라이트」에 게재되었습니다.

신미경 •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