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성필
<Portrait d’Eau> 캔버스에 천연 안료 116×89cm 2024
채성필은 서울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렌느 2대학에서 조형예술학 석사를 거쳐 파리 1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작가는 캔버스(木) 위에 천연 ‘펄(金) 안료’를 얇게 몇 차례 입혀 은빛 광채가 나는 표면을 만든다. 이후 거름망으로 맑게 거른 황토(土, 水)와 천연 안료를 섞은 흙물을 직접 수수 혹은 풀로 엮어 만든 수수 붓(木)으로 화면에 여기저기 흩뿌리고 흙물이 마르기 전 캔버스를 세우거나 기울여 물이 흐르게 둔 뒤 강력한 수압의 물(水)을 분사한다. 물벼락을 맞은 물감은 이전 단계에 칠해진 먹(木, 火)과 흙이 일부 섞이며 은빛의 바탕 면을 타고 유유히 낙하한다. 이러한 작품 과정은 물이 흙에 침투한 양과 시간, 중력에 순응하는 흙물의 낙하 속도, 그것을 거스르는 작가 개입에서 창출되는 ‘예측 가능’과 ‘예측 불가능’이라는 필연 속 우연의 효과이자, 놀이와 유희가 된다.
* 이 기사는 2025년 8월호 특집 「키아프 & 프리즈 하이라이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