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천웅
1975년생 한국
2025 / 08 / 12
<Fake It 20250506-2>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162.2×130.3cm 2025

노천웅의 <Fake It> 시리즈는 형광 핑크(또는 형광 레드)와 푸른 회색의 대조로 구성된 시각적 긴장감으로 전통적인 색채의 관습을 무너뜨린다. 디지털 기술과 물리적 현실의 한계에 도전하는 혁신적 시도를 보여준다. 형광 핑크 배경은 디지털 카메라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색상이다. 그 자체로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를 탐구하고, 기술이 실제 경험을 얼마나 왜곡하는지를 고발한다. 이 과정으로 작가는 미디어와 감각의 한계를 초월하며, 예술작품이 관람자에게 단순한 ‘감상’ 이상의 것을 제공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인다. 형광 핑크 배경은 작품의 핵심적인 요소다. 묽게 희석된 물감은 가볍고 생동감 넘치는 배경을 만들며, 우연성과 긴장감을 작품에 심어준다. 이는 작가가 붓질의 민감성과 타이밍을 조절해 물감과 완전히 일체화되어 작품을 창조해 나가는 과정을 반영한다. 이를 통해 우연성과 계획된 기법이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붓질 하나하나에 시각적, 정신적 리듬이 살아 숨 쉰다. 푸른 회색과 형광 핑크의 상호 작용이 빛에 따라 극도로 민감하게 변한다는 것이다. 관객은 이를 통해 작품을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시각적 경험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작품이 주변 환경의 빛에 반응하며, 단일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유동적 미학’을 창조해 낸다. <Fake It>은 고정된 상태의 예술작품이 아니라, 관객과 공간, 시간에 따라 스스로 변모하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용한다.

* 이 기사는 2025년 8월호 특집 「키아프 & 프리즈 하이라이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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