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길
1957년생 한국
2025 / 08 / 13
<#01224> 캔버스에 아크릴릭 274×144cm 2012

김영길은 경주 출생으로, 현재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다. 한국의 산수화 전통과 현대 도시 풍경, 인간 군상을 결합한 회화로 동양적 사유와 현대 감각을 아우른다. 1980년대 말 뉴욕으로 건너간 그는 문명사회에서의 소외와 정체성을 고민하며 추상적 풍경과 간결한 인물을 표현해 왔다. 캔버스를 접고 구기고 씻어낸 화면은 우연성과 시간성을 품으며 동양 회화의 여백미와 서양 추상의 물성을 통합한다. 그는 동양화의 원칙인 ‘골법용필(骨法用筆)’—형태의 뼈대를 세우고 생명력을 부여하는 필법—을 회화에 응용하며 동양 조형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명상과 수행, 존재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는 조형적 사유의 여정이다. 화면을 채우기보다는 비우고, 이미지를 쌓기보다는 지우며, 재현보다는 관계와 에너지에 집중해 시적 긴장감과 깊이를 형성한다. 김영길의 회화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잇는 조용한 다리처럼 존재한다.

* 이 기사는 2025년 8월호 특집 「키아프 & 프리즈 하이라이트」에 게재되었습니다.

김영길 •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