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지
1941~2021 한국
2025 / 08 / 13
<○-1993-6> 캔버스에 유채 182×227cm 1993

이정지는 수십 년간 단색화 작업을 이어온 한국의 유일한 여성 추상화가이다. 1970년대부터 ‘행위의 시각화’를 핵심 주제로 삼아 긁기, 쓰기, 덧칠 등의 반복적 수행을 통해 화면에 시간과 의식의 흔적을 남겨왔다. 2000년대 이정지만의 독보적인 서체 추상작업이 발현되기까지, 이정지의 1980~90년대의 작업은 작가 화업의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시기였다. 특히 1990년대는 80년대의 단색조 회화에 서체적 요소를 도입하면서 작업의 전환점을 맞는다. 그중 <MUⓇUE> 시리즈는 프랑스어 ‘벽(mur)’과 ‘길(rue)’의 합성어로, 삶에서 마주하는 한계와 극복의 여정을 상징한다. 이번 프리즈 마스터스에서 선화랑은 이정지의 1990년대 대표작을 중점적으로 소개하면서 통합과 소통, 조화를 추구한 작가의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비록 이정지는 2021년 타계했으나 그 작업은 여전히 강한 생명력과 울림을 지닌다.

* 이 기사는 2025년 8월호 특집 「키아프 & 프리즈 하이라이트」에 게재되었습니다.

이정지 •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