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섭(1952-2026)은 실향 2세로서의 디아스포라적 기억을 자연의 언어로 승화하며, ‘고향(Home)’을 존재의 근원적 기억으로 탐구해 온 한국의 현대회화 작가이다. 그의 회화는 특정한 장소를 재현하기보다 상실과 그리움, 귀환과 회복이 교차하는 내면의 풍경을 구축한다. 오랜 시간 강원도의 자연과 호흡하며 형성된 그의 화면은 자연을 단순한 풍경이 아닌 삶의 순환과 존재를 성찰하는 사유의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숯과 흙, 참나무 재를 비롯한 자연의 물질, 그리고 캔버스와 마대 위에 축적된 회화적 흔적은 시간의 깊이를 품으며, 소멸과 생성, 기억과 치유가 공존하는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이룬다. 개인의 삶에서 비롯된 기억은 그의 회화 안에서 보편적 인간 경험으로 확장되며, 자연은 끝내 닿을 수 없었던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마음의 안식을 함께 품는 공간으로 새롭게 읽힌다. 2026년 타계 이후 처음 선보이는 이번 발표는 키아프 서울을 시작으로 도쿄겐다이와 더아모리쇼로 이어지며, 이인섭이 남긴 회화적 유산을 동시대 국제 미술의 맥락에서 다시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이 기사는 2026년 8월호 특집 「키아프 & 프리즈 하이라이트」 써포먼트갤러리(Kiaf A02)에 게재되었습니다.
이인섭은 최근 한국 화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중견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자연의 순환성과 생명력을 탐구하며, 거친 마대천에 겹겹이 쌓아 올리거나 단숨에 휘갈긴 듯한 붓질, 그리고 생명력이 응축된 강렬한 색채로 삶의 질서와 혼돈을 동시에 표현한다. 감각적이면서도 힘 있는 그의 필력은 한국적 재료와 현대적 감각이 맞닿는 지점에서 새로운 회화적 가능성을 제시한다. 지난해 아트센트럴홍콩 레전드 섹션에 한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초청돼 화제를 모았고, 올해는 엑스포시카고 등지에서도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면서 컬렉터의 관심을 받았다. 최근 국제 무대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확장하며 시장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그는 한국 회화의 동시대성을 증명하는 대표적 작가다.
* 이 기사는 2025년 8월호 특집 「키아프 & 프리즈 하이라이트」에 게재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