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 후이쉬안은 가오슝에서 태어나 타이중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회화작품은 마치 떠다니며 곁에 머무는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키는데, 때로는 다정하고 부드럽지만, 때로는 냉담하고 거리를 두는 듯한 분위기를 지닌다. 몽환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으로 가득한 작품에는 넓은 붓질로 옮긴 색채 덩어리의 움직임과 작은 붓으로 그려낸 섬세한 번짐이 함께 어우러진다. 색과 색이 서로 반사되고 공명하면서, 색채학으로는 쉽게 분석하기 어려운 일종의 기억 상자를 구성한다. 이는 관람자가 그 움직임 속에서 기억의 구름 같은 거품을 떠올리게 한다. 그의 작품은 찰나의 만남, 익숙한 서사 구조, 그리고 이성적 논리를 넘어 문화적 의식 속에 떠다니는 이미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작품의 ‘제목’은 종종 일종의 ‘입구’ 역할을 하며, 관람자가 얇은 베일을 걷고 작품을 ‘해독’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2024년 쉬 후이쉬안은 <The Coveted Golden Hour>로 이탈리아 아르테 라구나 프라이즈 회화 부문 본선에 진출했다. <그의 셔츠에는 바람의 이름이 수놓아져 있다>는 처음에 스펀지로 물감을 반복해 칠하며 시작되었다. 그 과정에서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랗고 동적인 흔적이 화면에 남았고, 작가는 이 유기적인 자국을 따라 붓으로 형태와 세부를 세심하게 그려내고 다듬어 완성했다. <무성한 동굴을 쫓아서>는 물감이 완전히 마르기 전, 색채 덩어리와 경계의 조정 및 변형이 여러 차례 이루어졌다. 대대적인 구도 수정 이후 잠시 제작을 중단하고 반복적인 관찰과 자기 성찰의 시간을 거쳤다. 최종적으로 창작의 방향이 확립된 후, 다층적인 붓 터치와 색채로 전체 화면을 완성했다.
* 이 기사는 2025년 8월호 특집 「키아프 & 프리즈 하이라이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