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을지로
1994년생 한국
2026 / 01 / 06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전(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5) 김을지로 섹션 전경

김을지로는 균류의 증식과 식물의 성장 등 미시 세계에서 작동하는 생명의 원리를 3D 그래픽으로 번역해 왔다. 화면 속 식물은 자연광 대신 디지털 기술을 양분 삼아 자라며, 마치 영생을 얻은 듯 선명하고 과장된 유기체로 진화한다. 작가에게 자연과 디지털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 기관을 만들고 버리는 식물의 생존 전략은, 로우 폴리 모델링과 볼륨 모델링처럼 형태를 유연하게 변형하는 그래픽의 문법과 닮아있다. 김을지로는 의태의 원리를 빌려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을 비틀고 식물, 디지털, 인간이 맺는 관계를 다시 배치한다.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프로그램의 오류와 우연 역시 의도적으로 끌어들인다. 통제된 시스템에서 튀어나온 부산물은 생명체의 변이처럼 작동하며, 화면에 예측 불가능한 리듬을 남긴다. 그의 ‘정원’은 완벽하게 설계된 것처럼 보이지만 유약하고 가변적이며, 그렇기에 더욱 자유롭다. 중앙대 시각디자인과 학사 졸업, 연세대 미디어아트학과 석사 재학. 리플랫(2023), 데스크데스크(2021)에서 개인전 개최.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5), <생태주의>(강릉시립미술관 솔올 2025) 등 단체전 참여.

* 이 기사는 2026년 1월호 특집 「Rising Power 36」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