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리
<느슨한 감각의 개입> 재봉된 캔버스에 캔버스를 해체한 실, 아크릴릭 270×1,000cm 2025
고우리는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긴장과 불안을 회화와 설치로 풀어낸다. 그의 회화에는 절제된 형상과 거친 스트로크가 공존하는데, 퍼포먼스에 가까운 몸짓으로 재료의 물성을 과감히 드러낸다. 작가는 손발과 머리카락에 물감을 묻혀 캔버스에 바르는가 하면, 캔버스 천을 벗겨 손톱으로 긁어낸다. 천을 씨실과 날실로 풀어내고 다시 타래로 뭉치기도 한다. 회화의 지지체를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행위를 반복해 형용할 수 없는 내면의 혼돈과 균열을 가시화한다. 최근 고우리는 개인의 내면 풍경을 사회 문화적 맥락으로 확장하고 있다. 신작 <느슨한 감각의 개입>(2025)은 여성 참여자 8인을 모집해 함께 천을 자르고 엮어 만든 대형 설치작품이다. ‘느슨한 연대’를 구조화한 이 작품에는 제각기 다른 천의 형태와 크기, 깔끔하게 다듬어진 매듭과 늘어진 매듭 등 여러 손을 거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작가는 천의 앞뒤를 관통하는 바느질의 속성을 활용해 2차원 평면 회화를 입체적으로 실험한다. 건국대 회화학과 학사 및 국민대 미술학과 석사 졸업. 수원 소현문(2025), 온수공간(2024),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2023), 강원 박수근미술관(2022) 등에서 개인전 개최.
* 이 기사는 2026년 1월호 특집 「Rising Power 36」에 게재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