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
<푸르른> 캔버스에 유채 170×204cm 2025
성시경은 완성되지 않는 ‘과정의 회화’를 그린다. 그의 화면은 형상이나 상징으로 고정되지 않고 선택과 중단, 반복과 이탈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장이다. 삼각형을 그리다 다른 충동이 끼어들면 방향을 틀고, 반대 방향으로 붓질을 꺾는다. 화면을 빠르게 질주하며 순식간에 거대한 색면을 그리다가도 아주 작은 디테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기도 한다. 형식적으로 그의 붓질은 추상표현주의의 신체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제스처의 즉흥적 폭발보다는 이를 의식적으로 제한하고 조율하는 태도에 가깝다. 인디아 옐로우처럼 특정 색을 반복해 사용하거나 색의 범위를 의도적으로 좁히는 방식은 색면회화의 절제된 태도를 연상시키지만, 작가는 화면에 우연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다. “나는 주변을 맴도는 상태를 지속하려 한다.” 홍익대 회화과 학사 및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과 석사 졸업. BB&M(2025), d/p(2023), 공간형(2019)에서 개인전 개최. <Total Shit Show>(피코 2025), <오픈코리더>(인터럼 2024), <흰그림>(팩토리2 2023), <투투>(P21, 휘슬 2022) 등 단체전 참여.
* 이 기사는 2026년 1월호 특집 「Rising Power 36」에 게재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