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리
<Livro da Vida> 황마에 아크릴릭, 면, 실, 로프, 메시 네트, 타이 실크, 비즈 170×141cm 2025
김채리의 작업은 사적인 에피소드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 ‘일기장’이다. 하루의 대화, 스쳐 지나간 생각, 꿈의 잔상, 알고리즘이 건네준 이미지까지. 불안과 위로, 고통과 기쁨이 모두 작품의 소재가 된다. 이렇게 수집한 단어와 이미지는 포토샵과 디지털 콜라주를 거쳐 터프팅 기법으로 구현된다. 스크린에서 미끄러지던 감정이 천, 실, 금속 위에 정박하는 순간이다. <Incy Wincy Spider>(2023)에는 작가가 경험한 이주와 정착, 디아스포라적 정체성, 사랑과 집착의 감정이 모두 녹아있다. 화면에 등장하는 반짝반짝한 액체는 이슬이자 눈물, 꿀이자 체액이다. 온갖 감정을 오가는 다중성을 모호한 형상에 빗댔다. <Livro da Vida>(2025)에는 모눈종이와 오선지, 패브릭과 구슬을 겹겹이 포개 촉각적인 ‘팝업 창’을 띄웠다. 디지털 화면에서 무한히 열리고 닫히던 창이 두께와 무게를 얻고 현실로 튀어나온다.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과 학사 졸업, 리스본대 페인팅 석사 재학. 레인보우큐브갤러리(2024), 프로젝트갤러리(2023)에서 개인전 개최. <부산, 커넥티드>(부산 근현대역사관 금고미술관 2025), <볼트서비스 II>(더블유젯스튜디오 2025) 등 단체전 참여.
* 이 기사는 2026년 1월호 특집 「Rising Power 36」에 게재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