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리
1989년생 한국
2026 / 01 / 08
<Illusion 03>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116.8×91cm 2022

김혜리는 ‘이발소 그림’으로 알려진 장식용 회화를 동시대 언어로 변주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점점 더 무력해지는 현대인을 위해 ‘행복한 이미지’를 연구했다. 2018년부터 이발소 그림 전문 화가를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상업미술 기법을 터득한 작가는 미술의 기능적인 측면, 즉 ‘대리 만족’의 역할에 주목했다. 그는 고급문화와 하위문화, 주류와 비주류, 프로와 아마추어, 키치와 아방가르드라는 우리 사회의 문화적 간극을 가뿐히 종횡한다. 해바라기, 열대의 노을, 탐스러운 과일, 종교화 등 상투성 짙은 도상부터 한국인이 사랑하는 고흐, 세잔, 밀레 같은 서양 미술사 거장의 명화까지 하나의 화면에 모조리 호출한다. 원본을 변형하지 않고 작품에 그대로 차용해 이미지에 깃든 현대인의 욕망을 드러낸다. 세상 만물이 어지럽게 뒤섞인 그의 그림은 상업미술의 생산, 유통, 소비 과정을 가시화한다. 이화여대 조형예술학부 조소전공, 도자전공 학사 및 동대학원 조소전공 석사 졸업. 레인보우큐브갤러리(2024), 유아트스페이스(2022), 룬트갤러리(2021) 등에서 개인전 개최.

* 이 기사는 2026년 1월호 특집 「Rising Power 36」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