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1990년생 한국
2026 / 01 / 08
<소녀사천왕과 청룡의 해> 한지에 수묵 200×98cm(4점) 2024

박지은은 불교의 수호신 ‘사천왕’을 동시대 여성 캐릭터의 모습으로 재해석해 왔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전통불화의 등장인물이 대부분 나이 든 남성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21세기 버전 사천왕도를 구상했다. 작가는 이를 위해 시그니처 캐릭터 ‘소녀 사천왕’을 창안했다. 기존 사천왕이 지닌 상징성에 현대인의 취향과 일상의 감각을 결합해 캐릭터를 디자인했다. 가령 중생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다문천은 이어폰을,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굽어보는 광목천은 선글라스를 쓰는 설정이다. 이 외에도 인물의 별자리와 MBTI가 정해져 있는가 하면, 비건이나 논바이너리 등의 정체성으로 동시대 사회 코드를 은유한다. 대표작 <소녀사천왕 두루마리 수묵화>(2019)는 서울에 내려온 소녀 사천왕의 이야기를 두루마리에 연재물 형식으로 그렸다. 또랑또랑 맑은 눈으로 세상만사를 헤쳐 나가는 여성 서사에 주목했다. 작가는 그림을 포개어 겹치는 ‘배접’을 확장해 영화의 편집술처럼 화면을 분절하고 재배치한다. 홍익대 동양화과 학사 졸업. YPC스페이스(2024), 두실갤러리(2023), 갤러리팔레드서울(2014)에서 개인전 개최.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2025), <막힌 곳에서 열리는 길>(에브리데이몬데이 2025) 등 단체전 참여.

* 이 기사는 2026년 1월호 특집 「Rising Power 36」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