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재
1993년생 한국
2026 / 01 / 08
<내가 속한 나의 것_얼굴과 사물> 리넨에 유채 90×90cm 2025

임희재는 박제되거나 표본화된 동물의 주검을 그린다. 유한한 생명을 영원히 소유하려는 인간 욕망을 적나라하게 폭로해 왔다. 절벽을 오르내리는 영양, 하늘을 비행하는 새, 고고하게 선 타조…. 얼핏 생동하는 자연 풍경으로 보이지만, 그림에 등장하는 동물은 모두 박제된 상태다. 작가는 화면에 ‘캐비닛’이라는 또 다른 공간을 배치해 동물을 가두거나 전시하는 이중 구조를 설계했다. 붓 자국을 남기지 않고 매끄럽게 닦아내 유리창 너머의 대상을 보는 듯한 환영을 만들어냈다. 만지고 싶으나 닿을 수 없는 거리감은 곧 회화의 본질을 환기한다. 임희재에게 회화는 현실의 대상을 단순 재현하는 매개체가 아니라, 감상자의 시선을 유도하고 차단하는 ‘캐비닛’이다. 최근에는 캔버스와 공간, 화면과 화면의 경계를 창문 같은 연결 통로로 전환해 회화의 물리적 한계를 실험하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예술사 및 전문사 졸업. 홀1(2025), 스페이스온수(2023), 이유진갤러리(2022) 등에서 개인전 개최. <Painting Painting>(이유진갤러리 2025),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경기도미술관 2025), <명승호텔>(제주 (구)명승호텔, 2025) 등의 단체전 참여. 종근당예술지상(2025) 수상.

* 이 기사는 2026년 1월호 특집 「Rising Power 36」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