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다혜
<Capping, Fragment 4> 피그먼트 프린트 32.5×49cm 2024
현다혜는 소외된 타자의 삶을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그의 작업은 어린 시절 공장에서 일하던 어머니의 직업을 숨겨야 했던 기억에서 출발해 여성과 노동, 이주와 망각 같은 집단 경험으로 확장한다. 대표 연작 <캡핑(Capping)>(2023)에서 그는 밤에 나타났다가 새벽이면 사라지는 여성 공장 노동자를 필름에 담았다. 화면에서 이들은 또렷한 초상으로 포착되지 않고, 어둠 속에서 부분적으로만 드러난다. 연민이나 사회적 정의감에 기대어 대상을 바라보는 대신, 노동자가 실제로 살아가는 조건과 시간을 꾸밈없이 재현했다. <칸들(Blanks)>(2020) 시리즈에서는 세월호와 동일한 모델의 배를 촬영했다. 비어있는 객실과 복도 풍경으로 기록되지 않은 당시의 현장을 소환했다. “빈 객실에서 기계와 물이 섞여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죽지 않고 도착할 수 있을까. 터무니없게 불편했다. 현재는 어떤 것도 ‘볼 수 없는’ 시간이다. 그럼에도 ‘볼 수 없음’은 보려는 갈망과 얽힌다.” 계원예술대 사진예술과 졸업. 온수공간(2024)에서 개인전 개최. <끈적이는 바닥 III>(부산 공간힘 2024), 대구사진비엔날레(2023) 등의 단체전 참여.
* 이 기사는 2026년 1월호 특집 「Rising Power 36」에 게재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