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기
1949~88 한국
2026 / 08 / 22
<공작도시-난지도-盛夏 (성하)> 캔버스에 유채 130×300cm 1985

손상기(1949-88)는 어린 시절 얻은 척추 장애와 삶의 고통을 글과 그림으로 승화하며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나는 언제나 글을 쓰고 난 후에 그림을 그린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감정과 사유를 먼저 언어로 기록한 뒤 이를 회화적 이미지로 응축했다. 이러한 문학과 회화의 결합은 그의 작품에 깊은 서정성과 서사적 울림을 부여한다. 1979년 서울에 정착한 이후에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의 이면을 응시하며 <공작도시> 연작을 전개했다. 특히 난지도와 서울 변두리의 풍경을 통해 사회의 어두운 그늘에서 삶을 이어가는 서민들의 애환을 포착했으며, 이를 절망에 머물게 하지 않고 희망 어린 시선과 독자적인 조형 언어로 표현했다. 그의 회화는 소외된 이들을 향한 따뜻한 공감 속에서 인간의 존엄과 지속되는 삶의 가능성을 드러낸다.

* 이 기사는 2026년 8월호 특집 「키아프 & 프리즈 하이라이트」 샘터화랑(Kiaf A09)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