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
1950년생 한국
2026 / 08 / 22
<Tracage Triptyque 2> 아르슈 벨룸지에 안료 160×120cm (each) 2015

윤희(1950년생)의 작품은 끝과 시작을 가늠할 수 없는 순수한 시공간과 포옹할 때, 시나브로 함의가 드러난다. 표상하는 바가 없는 순수한 물성으로 이루어진 조각은 놓인 장소에 현존하며 조응한다. 시간이 형태가 된 공간, 영원의 시간이 드리워진 공간에 마치 존재했던 것처럼 있는 조각은 의미를 생산하는 메타포가 아니라 작품 그 자체이게 한다. 시간이 퇴적된 장소에 잔존하고 있는 형태의 덩어리처럼 인간적인 면모를 오롯이 가진 세계의 단편처럼 우리의 시야에 있다. 윤희의 드로잉은 조각이 실존하는 현실의 표현이기에, 드로잉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윤희의 조각을 관조해야 하며, 조각을 음미하기 위해서는 조각이 놓인 장소성을 분리할 수 없다. 윤희의 드로잉은 부유하는 조각이고 대기에 그려진 에스키스이며, 공간으로 발아하는 드로잉이다. 움직일 수 없을 것처럼 무거운 조각의 중심 내부에 응축된 힘이 발산하는 드로잉 안에서 우리는 형태의 순간을 붙잡는다.

* 이 기사는 2026년 8월호 특집 「키아프 & 프리즈 하이라이트」 송아트갤러리(Kiaf A23)에 게재되었습니다.

윤희 •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