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언
<1971 Duvet cover_3> 면사, 폴리에스테르사, 염료 162×97cm 2025
<Youth_2> 천, 폴리에스테르사, 염료 61×45.5cm 2025
차승언(1974년생)은 직조의 기법을 통해 20세기 추상회화의 조형 언어와 섬유의 물성을 결합하며 독자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 차승언은 포스트 펜데믹과 디지털 시대의 물질성 회복이라는 주제로 신작을 선보인다. 인터넷과 기술, 세계화에서 비롯된 즉시성과 편재성은 이미지를 끝없이 복제 가능한 데이터로 환원시키며, 그 과정에서 지역성과 세대, 신체와 물질의 고유성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화면 속 0과 1의 디지털 코드는 효율적이고 빠르지만, 그만큼 관계와 기억, 신념, 노동의 시간은 쉽게 망각된다. 이번 신작은 디지털 0101의 논리가 구축한 동시대의 탈신체적·균질적 세계를 비판적으로 가로지르며, 직조의 0101 코드를 통해 물질성, 고유한 표면, 그리고 시간성과 노동의 흔적을 지닌 화면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작가는 손수 직조한 작업과 디지털 직조의 기원으로 간주되는 자카드 직조, 그리고 이를 개념적으로 매개하는 도면 작업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균질화된 디지털 세계 속에서 직조라는 아날로그 코드를 통해 신체성, 관계성, 노동의 가치를 환기하고, 기억과 신체·물질의 세계가 지닌 시간성과 감각을 현재로 소환한다.
* 이 기사는 2026년 8월호 특집 「키아프 & 프리즈 하이라이트」 파이프갤러리(Frieze F09)에 게재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