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IN KYUM
₩ 72,000정신적 영역으로 열어가는 조각을 탄생시켜온 김인겸의 작품집. 2010년대 ‘Space Less’에서 1980년대 ‘Ventilation’에 이르는 그의 조각 역사는 우리에게 “조각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재고하게 만든다. 또한 함께 수록된 회화작품은 조각을 넘어서 그가 가지고 있는 조형적 사고의 근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작품집의 요소마다 등장하는 평문은 김인겸과 독자들의 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정신적 영역으로 열어가는 조각
예술이란 스승과의 만남을 위해 길을 나선지 꽤나 오랜 시간이 흘러갔다. 그 시점을 70년대 초반 내가 대학을 졸업할 즈음으로 본다면 40년에 가까운 긴 시간이다.
스승의 모습을 어렴풋이나마 처음으로 마음속에 만나 본 것도 그 즈음으로, 그 기억은 강한 마력이었고 지금까지 작가로서의 나를 이끌어 온 힘이었고 희망이었다. 그 후 나는 줄곧 그를 찾았고 그는 멀리에서, 때론 아주 가까이에서 내게 다가와 주었다. 그는 있는 듯 없었고 없는 듯 있어서 분명히 내손에 잡히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스승의 정체를 찾아 세상에 알리는 일에 의미를 가져왔다할 것이다.
그는 무한이었고 영원이었다. 그리고 초월이었다. 무채색으로 내 몸을 줄이고 무한의 질서 속에 나도 같이 있다.
작품집을 출간하겠다고 지난 자료들을 찾아 모으다 보니 잊혀졌던 작품들과 함께 지워졌던 일들 또한 새삼 떠오르며 피어난 기억이 하나 둘씩 또 다른 기억들을불러 세우니 제법 많은 감회들이 쌓인다. 나 자신도 이제 어쩔 수 없이 세월풍파 따라 많이 마모되었구나 싶은 즈음, 지난 시간들의 작품을 대하니 다시 마음에 새살이 돋고 각이 살아나는 듯 의기가 생기니 때론 지나간 흔적들을 둘러보며 지금의 내 자리를 확인해 보는 것도 일면 필요한 일인듯 싶다.- 김인겸
쪽수: 307
발행일: 2011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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