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 CULTURE / 2020.11
₩ 6,000멜랑콜리아(melancholia). ‘흑담즙(melainacole)’ 에서 유래한 이 말은 히포크라테스의 4체액설 중 우울질을 뜻한다. 이후 멜랑콜리아는 플라톤의 광기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우울질론과 결부해 ‘예술-우울질-천재-광기’라는 관념의 연대를 이뤄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묻는다. “철학이든 정치든 시나 예술이든, 이런 영역에서 비범한 사람은 왜 모두 멜랑콜리커였을까?” 극단적 절망은 자기 파멸로 귀결되지만, 적절한 우울감은 삶의 근원적 의미를 고찰하는 값진 기회와 창작의 원동력이 되어 인류에게 위대한 문화유산을 남겨주기도 한다. Art는 ‘멜랑콜리아’를 주제로 특집을 기획했다. 코로나 블루의 시대, 미술과 멜랑콜리아의 관계를 낱낱이 파헤친다. 그 구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동시대 작가 65명의 다양한 작품을 5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화보를 꾸몄다. (1) 블루. 파란색은 우울을 상징한다. 파랑을 전면에 내세워 인간 보편의 정서를 자극하거나 디스토피아의 순간을 쓸쓸한 시선으로 포착한다. (2) 가족. 떼려야 뗄 수 없는 핏줄의 연대. 가족과의 물리적, 심리적 간극은 평생 가슴속의 상처로 남는다. (3) 시대정신. 기존 사회 질서에 맞서는 저항 의식과 격동의 역사를 살아가는 개인의 고뇌. 울적한 정념이 깃든 실존의 물음은 내면의 자화상으로 표출된다. (4) 사랑. 성애의 욕망은 자연스러운 본능이지만, 사회적 약자는 사랑을 인정받기 위해 주류의 불온한 시선과 처절한 투쟁을 벌여야 한다. (5) 재난. 분쟁과 대립, 테러와 난민, 바이러스가 초래한 팬데믹까지…. 인류사의 대재앙은 국가의 경계를 넘어 시대의 트라우마로 남는다. 둘째, 네 편의 ‘우울론’을 싣는다. 철학자 김동규는 역사적 인물 다섯의 입을 빌려 멜랑콜리 약사를 개진하고, 이미지문화연구자 이나라는 작가 김희천의 대표작을 사례로 들어 디지털 시대의 우울을 진단한다. 화가 안창홍과 영상작가 김아영은 팬데믹 상황에서 느끼는 소회를 신작 이미지와 함께 전한다. 슬프기에 아름다운 멜랑콜리아의 매력, 그 무한의 스펙트럼을 지금 펼친다. 이 밖에 ‘변장의 마술사’ 신디 셔먼의 신작 화보 및 루이비통재단미술관 대규모 회고전 평문,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국내외 ‘온라인’ 아트마켓 분석론, 동시대 퍼포먼스의 새로운 ‘장소성’에 주목한 김정현의 평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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