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 CULTURE / 2011.11
₩ 6,000현재 세계비엔날레재단(The Biennial Foundation)에 속한 비엔날레는 105개가 넘는다. 비엔날레와 트리엔날레가 2~3년의 기간을 두고 열리는 행사임을 고려해도, 1년 내내 비엔날레를 보러 다녀도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당대의 시각예술 중 가장 전위적이고 문제적인 작품을 한데 모아, 세상을 보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던 비엔날레의 위풍당당한 포부는 옛말이 됐다. 일각에서는 비엔날레 무용론도 주장한다. 오늘날 비엔날레가 처한 대표적 문제로는 첫째, 차별화되지 못한 상투적인 반복을 들 수 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열릴 뿐, 다수의 비엔날레가 비슷한 주제 감독 작가의 돌림노래를 지루하게 반복한다. 비행기로 전세계를 오가며 커리어를 쌓기에 바쁜 '제트플라잉 큐레이터'와, 비엔날레의 스펙터클과 동시대미술의 대표적 담론에 부합하는 작품으로 유수 비엔날레를 투어하는 '비엔날레형 작가'마저 등장했다. 둘째, 아트페어의 규모가 미술시장의 성장과 함께 확대되면서 볼거리 풍성한 '미술 이벤트'의 입지마저 약화됐다. 스펙터클한 전시 자체가 비엔날레의 핵심은 아니지만, 비엔날레를 찾는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비엔날레적인 볼거리를 요구한다. 셋째, 비엔날레가 각 도시의 '지역 활성화'라는 사회 경제적 맥락에 부합하는 '쇼' 역할에 몰두했다는 점이다. 1990년대 후반,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의 도시에서 발생한 '비엔날레 붐' 현상이 대표적 사례이다. 한편 제3세계의 비엔날레 확산은 세계 문화 예술계의 지형도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써 비엔날레가 적당했기 때문이다. art는 2011년 하반기, 전세계에서 열린 크고 작은 비엔날레 중 비엔날레의 대안을 새롭게 모색하는 리옹비엔날레, 요코하마트리엔날레,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이스탄불비엔날레,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등 다섯 비엔날레를 집중 조명한다. 비엔날레를 다녀온 다섯 명 필자의 리뷰와 각 비엔날레 총감독 및 큐레이터의 인터뷰를 함께 준비했다. 이로써 비엔날레의 껍질과 속살을 함께 들여다 볼 기회를 제공한다. 비엔날레의 '양적 팽창'과 '질적 저하'가 공존하는 위기의 상황이다. 이제 다시 비엔날레의 역할과 가치를 물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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