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무한의 예술
₩ 12,000“이우환의 3차원 작업과 마주하면, 관람자들은 대화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그들은 이우환의 작품을 통해 ‘조각’이라는 전통 용어에는 적당하지 않은 강한 직접성을 함께 경험한다. 이우환은 이런 사실을 알고 3차원 작품을 ‘관계항(relatum)’이라고 부른다. 때로는 이 단어에 부제를 붙이는데, 이때 부제는 그저 가능한 연상을 제시할 뿐 확고한 해석을 내려주지는 않는다. 관계(relationship)라는 단어가 폐쇄된 전체로서 관계망을 의미한다면, 관계항(relatum)은 더 이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는 관계의 개별적 요소를 가리킨다. 이런 제목을 선택함으로써 이우환은 열린 관계의 과정에 관심을 가진다. 이우환의 3차원 작품은 닫힌 체계가 아니므로, 영구성과 독특함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즉 이우환은 끊임없이 변하는 맥락 안에서 사물들이 차지하는 위상을 새롭게 배치한다.”
—질케 폰 베르스보르트-발라베, 「대화」 중에서
“이우환의 작품은 사물과 공간, 주변 오브제의 관계를 중시한다. 그의 작품은 대상주의 관점의 닫힌 의미 체계의 오브제를 뛰어넘어, 외부로 무한이 퍼져 나가는 울림을 통해 열린 ‘관계의 장’을 창출한다. 나와 세계와의 신선한 만남, 그 경이로운 시공간의 창출! 이우환의 라 투레트 프로젝트는 ‘이우환이즘’의 명쾌한 예술 지표를 컨템퍼러리아트의 나침판인 비엔날레 현장에서 유감없이 보여준 자리였다. 80대 대가의 지각에서 인간적 감성이 묻어나는….”
— 김복기, 「‘집, 방, 공간’과의 대화」 중에서
“나는 마침내 회화와 조각의 새로운 스타트 라인에 선 것 같다. 근대적인 콘텍스트가 무너지고, 포스트모던의 폭풍이 휘몰아쳐 지나가고, 다시금 회화와 조각의 이음새를 묻기 시작하고 있다. (…) 그동안 나는 다양한 경로를 거쳐, 고군분투하면서, 회화와 조각의 재생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리는 것이나 만드는 행위, 그것들과 공간의 관계에 주목하며 표현의 시작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달았다. 표현의 다양화 속에서, 회화와 조각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근원적인 경험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만남의 존재다. 내가 제시하는 회화나 조각의 신경지(新境地)는 인간, 그리고 세계의 무한한 미지성을 암시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 이우환, 「열리는 차원」 중에서
쪽수: 100
크기: 225mm × 252mm
발행일: 2020년 10월 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