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부산2015
해외 화랑들이 부산으로 간 이유는?
아트부산(http://artbusankorea.com/)2015 6. 5~8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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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란 〈Becoming Again-BA〉 플렉시글라스에 단추, 핀 가변크기 2014 특별전 〈Becoming Again〉 출품작
<아트부산>이 성황리에 마쳤다. 2012년 첫 출범한 <아트쇼부산>이 올해로 4회째를 맞아 명칭까지 바꾸며 앞서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 몇 년간 광역 도시마다 아트페어가 속속 출현하고 있는 가운데 아트부산은 ‘국제’ 아트페어로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아트페어에는 16개국 201개 화랑이 참가했다. 참여 화랑수가 지난해 KIAF가 186개, 올해 화랑미술제가 87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규모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해외 화랑은 지난해 56개보다 30개나 늘어난 86개가 참여했다. 서울도 아닌 부산으로 해외 화랑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주최 측의 마케팅이 꽤나 성공적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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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케 신타로 〈Excursions in Asia-Hong Long〉 판에 잉크, 아크릴릭 274×365cm 2015 토미오코야마갤러리 출품작
최근 중국인을 비롯한 해외 인구가 급증한 가운데 해양 관광도시의 정체성을 아트 비즈니스의 측면에서 강조하고자 했음이 행사 프로그램 전반에서 드러난다. 미국의 미술평론가 로버트 C. 모건, 중국의 대형 컬렉터 총 쩌우, 상하이아트페어 사무국장 꾸 쯔후아 등의 ‘토크 브레이크’가 부대행사로 개최됐다. 페어가 끝난 저녁 시간 행사장 밖에서는 <아트부산 무비나이트>를 열어 예술 영화를 상영해 아트부산을 위해 먼 곳에서 온 손님들이 페어뿐 아니라 부산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실제로 작품을 살 수 있는 VIP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조현화랑 등 부산의 대표적 갤러리에서 브런치 투어를 운영하거나, 요트와 리무진을 서비스하기도 했다. 페어의 구성 역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돋보였다. 대개 아트페어에서는 메이저 화랑의 부스를 1층 입구에 두곤 하는 데 반해, 아트부산은 전시장 중앙에 백남준 특별전을 열어 일반 관람객 역시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했다. 대신 2층 중앙에는 최정화 특별전, 박서보와 이우환의 작품이 있는 특별전 <Asian Eyes on Paper>를 배치해 전문 컬렉터 층의 흥미를 이끌어 냈다. 또한 한국의 국제갤러리와 갤러리현대, 독일의 안도파인아트, 홍콩의 펄램갤러리 등 메이저 화랑의 대형 부스 역시 2층에 모아 놓아 관람객의 동선을 페어장 전체 곳곳에 닿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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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규모와 퀄리티는 훨씬 높아졌지만 전국적인 메르스 여파 때문에 관람객 수는 지난해 3만 3천 명보다 조금 더 많은 3만 6천 명에 그쳤다. 특히 페어 기간 중 부산에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나와 기자 역시 부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보통 아트페어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리는 주말에도 행사장에는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페어의 승패 여부를 결정 짓는 숫자는 관람객 수가 아닌 판매 액수일 터. 페어가 끝난 후 주최 측은 152억 원 가량이 팔렸다고 발표했다. 한 참가 화랑의 대표는 부스마다 판매 실적을 물어보거나 설문지도 돌리지 않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판매 액수를 집계한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행사의 전반적인 진행이 수월치 않았음을 토로했다. 또한 본지를 포함한 미술잡지들이 참여하는 미디어 부스 역시 운영 관리 측면에서 다소 혼란이 있었다. 커진 외형만큼 내실을 다지는 내년 아트부산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