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붐’은 온다!
2025년 미술시장, 다시 파란불이 켜졌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마켓의 주요 변수였던 인플레이션과 금리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활기를 되찾을 조짐이다. 특히 미국, 유럽, 아시아 전반에서 미술품 투자 심리가 살아나면서 메이저 옥션에서도 시장 회복을 점쳤다. 국내 미술시장 역시 이에 발맞춰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오는 4월에는 부산국제화랑미술제(4. 3~6 부산 벡스코), 아트오앤오(4. 11~10 세텍), 화랑미술제(4. 16~20 코엑스)가 연이어 개최되면서 본격적인 시장 개막을 알린다. 올해는 특히 울트라 컨템퍼러리 작가의 프로모션과 신규 컬렉터 유입 전략이 강화될 전망이다. 아트마켓의 흐름을 가늠할 세 아트페어를 통해, 한국 미술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살펴본다.

최수진 <깡총과 껑충 사이를> 캔버스에 유채 116.8×91 cm 2023_지갤러리의 화랑미술제 출품 예정작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 화랑미술제는 올해 행사의 테마를 ‘새로움’으로 내세운다. 총 168개 국내 유수 갤러리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의 핵심 키워드는 ‘신진 작가 발굴’과 ‘컬렉팅의 진입 장벽 완화’. 6회를 맞이하는 특별전 <Zoom-In>은 영 아티스트를 집중 조명하는 장이다. 공모에 600여 명이 지원해 레지나킴 민정See 박보선 박정현 박지수 방진태 신예린 이지웅 추상민 최지원 등 10인의 작가가 최종 선정됐다.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에서 실험적인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연령대가 낮아지는 방문객, 컬렉터 경향을 반영해 온라인 도록 및 티켓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 미술에 익숙하지 않은 방문객이 작품 설명, 가격 정보, 부스 위치 등을 모바일 환경에서 직관적으로 확인하도록 접근성을 높였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 컬렉터의 참여를 유도하고, 미술시장의 저변 확대를 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하연 <How to Live-Friends> 캔버스에 유채 60.9×90.9cm 2024_부산 갤러리휴의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출품 예정작
올해 132개 갤러리가 참여하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는 ‘With, 지속 가능한’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예술과 기술,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 지향적 장터를 꿈꾼다. 이번 행사에는 특히 젊은 관람객과 영 컬렉터의 취향을 고려한 뉴미디어 전시가 돋보인다. 부산 뮤지엄원과 협업한 특별전 <With, Bada>에선 생성형 AI 기반의 예술과 관객 참여형 미디어아트를 선보이고, <With 아트>전에서는 전통조각(이재효)과 디지털조각(강재원)의 대비를 통해 조각예술의 새 흐름을 탐구한다. 이와 함께 2030 작가를 인큐베이팅하는 <20s30s Focus on>전도 열린다. AI는 물론 AR과 VR를 활용한 뉴미디어아트 특별전이다. 200여 명이 지원해 총 16인이 라인업에 올랐다. <Young Frontier Special X>전은 한국 동남권의 새 로컬리티를 발굴하는 자리다. 부산, 울산, 경상남도 미술대를 졸업한 김가희 김민기 김진재 송예원 신동기 이루나가 출사표를 던진다.

조효리 <네오 캣> 캔버스에 아크릴릭, 유채 145.5×112.1cm 2023_에이라운지의 아트오앤오 출품 예정작
작년 론칭한 신생 미술장터 아트오앤오는 올해도 ‘젊음’과 ‘글로벌리티’로 무장한다. 부스전의 절반 이상을 해외 화랑으로 구성해, 각 갤러리의 대표 울트라컨템퍼러리 아티스트를 조명해 차별화를 꾀한다. 특별전, 미술관·갤러리 투어, 프라이빗 컬렉션 방문, 작가 스튜디오 초청, 미술시장 트렌드를 진단하는 강연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진 작가의 약진과 컬렉터층 다변화는 성장이 둔화한 한국 미술시장의 체질을 바꾸고,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반짝 반등이 아니라 미래의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발판이 될 것이다. 변화의 무대는 마련됐다. 올봄, 곧 붐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