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Look] 이미정

2016 / 07 / 03

‘성적 유희’로 저항하기
이미정

<백 명의 소녀를 그린 그림 8> 렌티큘러 100×60cm 2013

귀엽고 앙증맞은 핑크빛 소녀들이 삼삼오오 모여 재미난 놀이를 하고 있는 듯하다. 한 폭의 동양화 같기도 하고 만화 같기도 한 이 그림은 이미정의 <백 명의 소녀를 그린 그림>.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핑크 소녀들의 마스터베이션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렌티큘러로 제작된 이 작품은 정면에서 봤을 때는 배경만 보이지만, 발걸음을 움직여 측면으로 이동할수록 가지각색 유희를 즐기는 소녀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Born Korea>(부분) 백자에 전사지 16×16×36cm 2010

작가는 20대 여성으로 살아가며 사회와 집단 안에서 암묵적으로 규정된 여성의 역할 및 억압에 대한 이야기를 유희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Useful Face> 나무에 아크릴릭 14×34×34cm 2015

캐릭터 얼굴 형상을 한 오브제에 휴지걸이 ‘기능’을 더한 작품 <Useful Face> 역시 체제나 상황에 따라 역할이 부여되는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은유한다. 사회 시스템 안에서 지극히 정상이라 받아들여지는 규범과 관습, 그리고 거기에 맞춰 움직이는 사람들.

<Still Life with Dildo> 시리즈 디지털 드로잉 가변크기 2015

작가는 친근한 이미지에 시각적 반전을 꾀하면서 현실 사회의 전복을 제안한다. 이는 곧 사회에 의해 규정된 개인의 모습을 벗어나서 주체적 삶을 찾고자 한 20대 한국 여성의 작은 저항이지 않을까?

이미정 / 1988년 경기도 출생. 홍익대 도예유리과, 회화과 졸업. 갤러리쿤스트독(2014), OCI미술관(2013), 갤러리아트사간(2012)에서 개인전 개최. <The Hour 그리고 만나다>(아트스페이스휴 2015), <납작한 저장소>(테이크아웃드로잉 2015), <어르신, 소녀, 뽀드득>(인스턴트루프 2015), <혼자 사는 법>(커먼센터 2015), <살+찌는+전시>(공간291 2015), <임대의 추억>(기와하우스 2014) 등의 단체전 참여. OCI YOUNG CREATIVES(2013) 선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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