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Look] 고권
[New Look] 고권
자연과 교감하는 몽상의 인물
고권
<Sea> 캔버스에 아크릴릭 35×24cm 2016
지난 5월 고권의 개인전이 열린 갤러리그리다의 좁다란 화이트큐브는 그가 나고 자란 제주를 그린 그림으로 가득 찼다. 관광 전단에서 익숙하게 보던 영롱한 빛깔이 아닌, 컴컴한 검정 혹은 붉은색 일색이다.
<나비> 장지에 아크릴릭 60×52cm 2014
얼핏 무표정해 보이는 그림 속 주인공들은 밀감 밭에 웅크리고 누워 있거나, 폭포 앞에 서서 노래하고, 바닷속을 유영하는 등 휴가를 즐기고 있다. <Giant> 시리즈에서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제주 등지에 서식하는 장수풍뎅이의 머리를 달고 있는 모습도 나타난다. 작가는 제주도 ‘할망’의 신비한 전설을 떠올리며 여성의 신체에 힘이 센 곤충의 형상을 접붙인 것.
<Giant> 캔버스에 아크릴릭 24×35cm 2016
그는 한때 제주의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초기작에 주로 나타난 미어캣이나 이구아나 같은 이국적 동물은 작가의 이상적인 자아였다. 그러나 제주의 자연만은 언제나 가슴에 남아 있었다. 특유의 몽상적인 캐릭터가 제주의 소박하고도 신비로운 풍경으로 풍덩 뛰어든 최근의 그림에는 작가의 삶을 향한 긍정과 유머가 엿보인다.
<기념> 장지에 먹, 채색 72×60cm 2013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아크릴 과슈 수성잉크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일관되게 질박한 검정색 선으로 자연과 순수한 존재가 교감하는 순간을 민첩하게 포착한다.
고권 / 1980년 제주 출생. 제주대 한국화과 및 홍익대 동양화과 졸업. 갤러리그리다(2016, 2014), 신한갤러리 광화문(2014), 화봉갤러리(2011) 등에서 개인전 개최. <섬의 변주곡>(제주현대미술관 2015), <시대와 감성>(해든미술관 2014), <꿈꾸는 신화의 섬>(오백장군갤러리 2012), <몰입-Finding Flow>(제주도립미술관 2011), <꿈꾸는 노마드>(이중섭미술관 2010) 등 단체전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