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Look] 김가람
‘대중’을 무대의 ‘주인공’으로
김가람
김가람은 대중의 관심사를 관찰하며 그들의 발언을 자신의 퍼포먼스 미디어아트 설치작품 등에 기록한다. <아젠다 헤어 살롱>(2014~16)은 시위자들의 삭발식 모습을 차용한 무료 헤어컷 퍼포먼스. 관객은 현장에서 작가가 준비한 다양한 ‘슬로건 가운’을 골라 입고, 해당 슬로건에 공감하는 만큼의 머리 길이를 자르게 된다. ‘헤어컷 전문가 과정’을 이수한 작가가 머리를 직접 다듬어 주며 관객이 사회 문화 정치적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발언하도록 유도한다.
그달의 가장 ‘핫한’ 사회적 이슈를 다룬 음원을 매달 제작하는 <SOUND PROJECT>(2014~16)도 있다. 작가가 ‘4ROSE’로 명명한 기계음이 인터넷 뉴스에 달린 댓글을 빠르게 읽는 랩에, 클래식이나 EDM처럼 익숙하거나 트렌디한 MR을 조합한 1분 내외의 곡을 매달 발매한다.
KT&G상상마당갤러리 개인전<UPDATE>(10. 27~11. 28)에 설치된 <#SELSTAR>(2016)는 인스타그램 ‘셀피(selfie)’ 열풍을 반영했다. 파우더룸처럼 노란 전구를 단 ‘#SEL’과 유리거울로 만든 ‘STAR’ 모양의 조형물 뒤편에는 “마음껏 발라보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화장품을 종류별로 마련, 관객이 전시장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데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 것. 전시장에는 인기 뷰티 유튜버(Youtuber) ‘연두콩’의 하루를 촬영한 영상 <#SELSTAR×연두콩>(2016)도 더해졌다.
일반인이 사회 이슈에 적극적 목소리를 내고, 인증샷이나 영상으로 사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세태를 담아낸 그의 작품은 ‘대중’으로 묶인 개개인이 ‘주인공’이 되고픈 심리를 노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