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아트부산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
아트부산(http://artbusankorea.com/2017/ko/) 2017 6. 1~5 벡스코(BEX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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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루이스 <The Aprrentice> 2017(왼쪽), 세바스찬 괴글 <Humanial> 2017, <Walking Mystery> 2017, <Beautiful life> 2017_초이앤라거갤러리 부스 전경
아트부산2017이 지난 6월 1일 VIP프리뷰를 시작으로 5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6회째를 맞는 올해, 16개국 17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한 페어장 풍경은 어땠을까? 오픈 첫날 전시장은 기대와는 다르게 다소 한산했다. 지난해부터 쾌적한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벡스코 본관에 부스와 통로를 널찍하게 꾸몄다지만 장터의 활기를 체감하긴 어려웠다. 주최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아트부산을 찾은 관람객 수는 총 5만 명. 작년 5만 6,000여 명에 비해 다소 주춤한 숫자다. 2016년은 카드사의 협찬으로 카드회원 무료 입장객수가 많았으나 올해는 입장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유료입장객이 늘어났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올해는 참여 갤러리 숫자도 지난해 191개에 비해 30여 개 줄었다. 그럼에도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아라리오갤러리 가나아트 등 국내 대형갤러리와 홍콩의 펄램갤러리, 도쿄의 토미오코야마갤러리(Tomio Koyama Gallery) 등은 올해도 어김없이 아트부산에 부스를 꾸렸다. 특히 갤러리페로탕 서울, 학고재, PKM갤러리, 갤러리2, 갤러리엠 등 새로운 참여 갤러리도 눈에 띈다. 관람객과 참여 갤러리의 수가 줄어든 만큼 아트부산의 판매 성과를 크게 기대하기 힘들었지만, VIP데이와 마지막 날에는 비교적 호조를 보였다. 30여 개의 메이저 화랑을 중심으로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 장마리 해슬리(Jean-Marie Haessle), 줄리안 오피(Julian Opie), 무스타파 훌루시(Mustafa Hulusi), 인자오양(Yin Zhaoyang), 코헤이 나와(Kohei Nawa) 등의 대작들이 연이어 판매됐고 이번 아트부산에 처음 참가한 갤러리페로탕은 홍콩에서 완판됐던 미스터(Mr.)의 작품을 판매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갤러리페로탕이 내년에도 아트부산 참가를 확정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아트부산이 1회부터 부산, 경남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소개하고자 마련한 <아트 악센트>전은 올해, ‘관계의 경계와 자세’라는 주제로 송성진, 김태희 작가의 작업을 선보였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철봉에 매달려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좀 더 오래 매달리고자 버티는 사람, 금방이라도 손을 놓고 떨어질 것 같은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기다란 스크린에 프린트돼 걸렸다. 송성진 작가가 철봉에 매달린 관객의 장면을 촬영하고 이 사진을 나눠주는 관객참여형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 김태희 작가 역시 사람이 다가오면 움직이거나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작품으로 특별전을 꾸렸다. 두 작가 모두 행사장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작업에 직접 참여해보는 체험을 선사하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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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진 <자세들> 영상, 사진 2017_특별전 <아트 악센트> 전경 2017
이번 아트부산의 디렉터를 맡은 변홍철은 특별전으로 <한국의 리얼리즘: 그리고 오늘>을 직접 기획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36장으로 된 붉은 파스텔톤의 그림이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장면이 보인다. ‘과거 현재 미래가 모두 불타는 집’이라는 뜻을 가진 임옥상의 <삼계화택>이다. 전시는 강요배 김정헌 송장섭 안창홍 이종구 임옥상 주재환 황재형 등 민중미술의 태동과 발전을 이끈 8명의 작가와 그 다음 세대로 노순택, 임흥순을 보여줌으로써 한국 리얼리즘의 흐름과 정신을 담고자 했다. 또한 국제 미술시장에서 단색화 열풍을 이어갈 한국미술 콘텐츠로 민중미술을 소개함으로써 그 시장성을 점검해보려는 시도인 것. 프랑스인 부부 도미니크 레비(Dominique Levy)와 실반 레비(Sylvain Levy)의 컬렉션 전시인 <DSL 컬렉션>도 주목을 끌었다. 레비 부부는 2005년부터 대형설치 및 비디오 작품 위주로 200여 명 작가의 작품 350여 점을 수집해왔다. 무엇보다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은 순위엔 & 펑위(Sun Yuan & Peng Yu)의 <천사>. 주름진 피부,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와 눈썹 그리고 깃털이 다 빠져 살이 훤히 드러난 날개가 인상적인 조각작품이다.
이밖에도 올해 아트부산은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지난해 부산비엔날레가 열렸던 복합문화공간 F1963에서 디자인 가구, 조명, 공예품을 소개하는 ‘디자인아트부산’을 함께 개최한 것. 제6회를 맞이한 아트부산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일까? 다양한 프로그램과 기획전에도 불구하고 올해 아트부산은 좀처럼 상승곡선을 그리지 못한 상태다. ‘마이애미처럼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도시가 되는데 기여하겠다’는 아트부산. 이 포부에 걸맞는 결과를 위해, 올해의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해결책을 먼저 모색해야 할 것이다. / 황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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