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썸머 아트페어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가 올해로 9회를 맞았다. 다채로운 볼거리로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 김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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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BAMA 전경
제9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이하 2020BAMA)가 8월 14일(금)부터 16일(일)까지 부산 BEXCO 제1전시관에서 개최된다. 사단법인 부산화랑협회가 주최하는 BAMA는 2012년 출범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출범 당시 4개국 77개 갤러리의 참여로 시작해 5~6년 사이 관람객 140%, 매출액 160%를 달성했고 2019년 작년에는 11개국 갤러리 130여 개가 참가하는 등 훌쩍 커진 규모를 자랑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각국의 미술관, 갤러리, 비엔날레와 아트페어가 연달아 문을 닫거나 미뤄지는 상황에서 2020BAMA는 침체한 미술현장을 정면으로 돌파한다. 행사가 연기된 4개월 동안 비대면 플랫폼인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작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동시에, 서울 인사아트센터(7. 1~6)와 부산 센텀시티신세계(7. 9~22)에서 프리뷰 전시를 개최해 관객의 참여를 적극 유도했다. 본 전시에는 국내외 갤러리 140여 개가 참가해 작품 4,000여 점을 선보이며 행사 규모를 더욱 키운다. 뉴욕의 비씨에스갤러리, 로스앤젤레스의 제이앤제이아트, 상하이의 갤러리투스톤, 묵지아트, 도쿄의 방스아트갤러리, 실버셀, 방콕 무브망갤러리, 파리의 부르지에히가이, 런던의 한콜렉션 등 다수의 해외 갤러리가 작품을 출품한다. 서울은 갤러리고도, 갤러리일호, 공화랑, 금산갤러리, 쥴리아나갤러리, 부산은 갤러리이배, 맥화랑, 유진화랑, 조현화랑, 대구는 갤러리혜원, 수화랑, 이은갤러리 등이 한국을 대표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아트페어 중 최초로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함께 소개하며 큰 주목을 받았던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스펙트럼의 컬렉터를 수용할 전략이다.
한편 지역의 대표 축제이자 아시아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017년부터 매해 이루어진 특별전 <AGE2030>은 부산·경남에서 활동하는 신진 작가를 초대해 지역 미술발전을 도모하는 BAMA의 주요 행사다. 올해 전시 <ART&XR: 확장된 현실>은 VR, AR, MR 등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는 강민석, 강시라, 김명우, 김민정, 김봉관, 김영현, 문창환, 박자용, 박자현, 왕덕경, 이선옥, 임용현, 정서영의 작업을 소개하며 최근 영향력을 넓혀가는 융복합 예술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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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작가 우고 운토로의 개인전이 함께 열렸다. <Poem no.3> 캔버스에 유채 2019
부산시립미술관과 연계해 지역 미술계의 현황을 짚어볼 기회도 제공한다. 부산시립미술관의 포스터 및 도록을 아카이빙한 전시와 이에 관한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페어 곳곳에 부산 출신 작가의 작품을 설치했다. 식도락 여행, 아트 버스 투어 등 부산 곳곳을 돌아보며 2020BAMA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수 기획했다. 한편 BAMA는 인도네시아 작가 우고 운토로의 개인전으로 아시아 미술인을 조명하고 연구하는 장기 아세안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신작 <The Raft of Medusa>를 포함해 드로잉과 조각 총 40여 점을 망라하며 인도네시아의 현대미술을 살핀다. 이는 아시아 문화 허브로 성장해갈 부산 미술계의 미래를 그리게 한다.
주최 측은 “바이러스가 확산되며 미술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특히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여러 아트페어가 온라인에 동시다발적으로 진출하면서 BAMA의 정체성을 마련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전한다. 2020BAMA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역성에 초점을 맞춰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사할 준비를 마쳤다. 부산의 미술축제가 정체된 미술시장을 시원하게 휩쓸 큰 파도가 되길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