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라파엘 헤프티展 in Basel

2020 / 12 / 17

‘연금술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Salutary Failures> 10. 9~2021. 1. 3 쿤스트할레바젤

<Message Not Sent> 유리, 비활성 기체, 15개의 튜브 2020

동시대미술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스위스 작가 라파엘 헤프티. 그는 알루미늄, 비스무트, 모래 등 자연 재료에 산업 공정을 가해 예측 불가능한 아름다움을 ‘생산’해왔다. 기술과 예술을 교차하는 작업 방식은 전자 공학을 전공한 그의 경력을 대변한다.

<Polycrysalline> 비스무트 71×601×3cm(부분) 2020

그는 예술이 노동, 산업, 물질 등을 자주 언급하지만 그 진짜 현장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유럽 전역의 공장 기술자와의 긴밀한 협업은 예술로 기술을 도구화하지 않으려는 그만의 돌파구. 동시에 기술 숙련보다 미적 가능성을 탐구하며 예술가로서의 균형 감각을 유지한다. 이번 대규모 개인전에서는 신작 24점을 5개로 구획된 공간에 맞춰 선보였다. <The Sun is the Tongue>은 27톤에 달하는 검은 모래를 고도로 압축해 만든 불규칙한 형상의 기둥이다. <Message Not Sent>는 가스를 채운 다음 4m 길이의 유리병에 전류를 흘려 영롱한 빛이 감돈다.

라파엘 헤프티 개인전 <Salutary Failures> 전경

“SNS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세상이다. 나의 작품은 디지털 화면으로 결코 느낄 수 없는 놀라움과 불편함을 강하게 자극한다.” 일시적으로 응축된 작품 재료는 전시가 끝나자마자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헤프티의 연금술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물질의 본래 용도를 잠시 ‘잘못’ 활용하면서 독특한 조형을 시도한다. / 김예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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