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몰려온다
한국국제아트페어 & 부산국제호텔아트페어 10월 개막 / 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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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F SEOUL 2021 포스터
아트바젤이 스위스 금융 그룹 UBS와 함께 발간한 2021년 미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미술시장은 회복기에 접어들었다. 2020년과 비교해 미술시장 전체 매출 규모는 10% 상승, 그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곳은 아시아다. 아시아 미술시장은 2021년 상반기 매출에서 전체 성장 규모를 압도하는 18% 상승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상반기에 개최한 아트부산과 화랑미술제는 각각 350억과 72억 원의 역대 최고 판매액을 달성했다. 글로벌 아트마켓의 이목이 아시아로 집중되는 지금, 한국국제아트페어(이하 KIAF)와 부산호텔국제아트페어(이하 BHAF)가 개막한다. KIAF와 BHAF에 어떤 갤러리와 작품이 출사표를 냈는지 또 어떤 프로그램이 준비되는지, 각 아트페어의 포인트는 어디에 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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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다카시 <무제> 나무 패널에 마운트, 캔버스에 아크릴릭, 백금박 300×300cm 2020_KIAF 페로탕 서 울 출품작 ©2020 Takashi Murakami/Kaikai Kiki Co., Ltd. All Rights Reserved. Courtesy Perrotin.
올해 20주년을 맞는 KIAF는 10월 13일 V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17일까지 코엑스 A&B홀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이번 KIAF에는 국내 133개, 해외 37개 등 총 170개 갤러리가 부스를 차린다. 국내에서는 가나아트, 갤러리2, 갤러리바톤,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금산갤러리, 더페이지갤러리, 동산방화랑, 리안갤러리, 샘터화랑, 아라리오갤러리, 우손갤러리, 웅갤러리, 원앤제이갤러리, 이화익갤러리, 조선화랑, 조현화랑, 표갤러리, 학고재갤러리, 313아트프로젝트, BHAK, PKM갤러리 등이 출전 준비를 마쳤다. 주요 출품작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갤러리2는 이은새와 전현선, 갤러리현대는 유근택과 이강소, 국제갤러리는 박서보와 하종현, 리안갤러리는 남춘모와 윤희, 우손갤러리는 토니 크랙, 원앤제이갤러리는 박선민과 정소영, 2GIL29GALLERY 이길이구갤러리는 홍정희와 콰야, 제이슨함은 란 마이어스와 앤서니 피어슨, 학고재갤러리는 김길후와 오세열, 조현화랑은 김종학과 강강훈, PKM은 코디최와 함께 출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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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숙 <The Rising> 캔버스에 유채 200×250cm 2020_KIAF 조현화랑 출품작
해외에서는 갤러리브루노마사, 긴자갤러리G2, 아트콜렉션나가노, 아트콘벡스, 에비뉴데아트, 브루노아트그룹, 초이앤라거갤러리, 리만머핀, 페이스갤러리, 페로탕, 스프루스마거스, 씨메이갤러리, 탕컨템포러리아트, 투팜스, 화이트스톤갤러리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중에서도 쾨닉갤러리, 글래드스톤갤러리, 에스더쉬퍼, 페레즈프로젝트, VSF는 KIAF 첫 참가다. 페로탕은 일본을 대표하는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솔로 부스를 꾸린다. 페이스갤러리는 알렉산더 칼더, 에스더쉬퍼는 앤 베로니카 얀센스, 페레즈프로젝트는 도나 후안카와 파울로 살바도르의 작품을 출품할 예정. 쾨닉은 카타리나 그로세와 예페 하인의 작업을, 스프루스마거스는 바바라 크루거와 제니 홀저의 작업을 준비했다. 글래드스톤갤러리는 필립 파레노, 아니카 이, 이안 쳉의 작업을 선보인다. 이란의 사라디푸어아트는 작가 다리우스 호세이니의 작품을 공개한다. 이란 출신의 추상화가인 호세이니의 회화가 국내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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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새 <입 벌린 점(1)> 캔버스에 유채 116.7×90cm 2016_KIAF 갤러리2 출품작 KIAF는 부스 전시와 함께 다채로운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인천국제공항 내 제1교통센터에 오픈한 <We connect, Art&Future, KIAF and INCHEON AIRPORT>(9. 27~10. 22)는 다양한 갤러리의 출품작을 한데 모은 전시. 금산갤러리, 우손갤러리, 국제갤러리 등 총 20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공항 이용객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 할 수 있다. 해외에서 입국하는 갤러리스트와 컬렉터에겐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KIAF의 뜨거운 분위기를 먼저 느껴볼 기회. 온라인 프로그램으로는 ‘온라인 뷰잉룸’과 ‘디스커버링 갤러리’이 준비됐다. 온라인 뷰잉룸은 웹 페이지를 이용해 출품작을 만나는 자리다. 주최측은 2020년 행사를 온라인으로만 치룬 경험을 살려, 가상 공간에서도 생생한 감상이 이뤄지도록 버추얼 전시를 보완했다고. 디스커버링 갤러리는 온라인 회의를 이용해 화랑과 컬렉터가 소통하는 자리다. 갤러리스트가 출품 작가와 작품을 컬렉터에게 직접 소개하고 관련한 질문을 받거나, 작가가 스튜디오에서 직접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하며 작업 세계를 풀어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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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영 <Night and Day (Night)> 차양망, 스테인리스강 파이프 150×150×220cm 2020_KIAF 원앤제이갤러리 출품작 한편 10월 14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토크 라운지 프로그램에선 다양한 미술전문가가 강연을 진행한다. 강연은 총 11개 주제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권준성 한솔제지 마케팅 부장이 연사로 나서서 기업의 예술후원을 주제로 프로그램의 문을 연다. 다음으로는 김희근 한국메세나협회, 마크 테토 TCK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김동현 KIAF서울 팀장이 함께 미술시장과 문화 예술산업의 변화를 논의한다. 빅토리아 시달 프리즈 이사회 의장은 내년 프리즈 서울 공동 개최에 앞서 도시 ‘서울’의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밝힌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은 포스트 디지털 시대 예술시장의 새로운 경향을 점친다. 이상진 디스트릭트 부사장은 미디어아트의 미래를 예측해본다. 강희경 국립현대미술관문화재단 사무국장과 권기성 강원대학교 교수는 미술생태계의 확장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민세희 경기콘테츠진흥원 원장, 이대형 H존 아트디렉터,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은 예술과 인류의 미래를 고민한다. 최근 아트씬의 화두인 메타버스도 토크의 핵심 주제. 우운택 카이스트 교수가 발제를, 김종민 기어이 프로듀서, 이진준 작가, 김보름 세종대학교 교수가 토론을 맡았다. 양정무 한국문화예술종합학교 교수와 양지연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미술품 감정에 대해 논의한다. 박지호 대림문화재단 이사는 코로나 이후, 공간의 변화에 대해서 의견을 낸다. 마지막으로 김용주 국립현대미술관 디자인기획관은 강연 주제로 ‘예술 경험’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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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부산국제호텔아트페어 포스터 BHAF는 부산화랑협회에서 올해 처음으로 론칭하는 호텔아트페어다. 10월 7일 오픈해 10일까지 그랜드조선 부산에서 개막한다. 갤러리가이아, 갤러리바움, 갤러리봄, 갤러리시선, 갤러리예가, 갤러리이배, 다갤러리, 묵지아트, 소울아트스페이스, 쇼움갤러리, 스페이스1326, 아트소향, 아트지앤지, 오션갤러리, 유진화랑, 인트로갤러리, 에이피갤러리, 채스아트센터, 칼리파갤러리, 클램프갤러리, 판갤러리 등 총 56개 갤러리가 참여해 호텔 로비와 복도, 객실을 꾸민다. 주요 출품작은 다음과 같다. 쇼움갤러리는 물방울 화가 김창열과 추상화가 오세열의 회화를 선보인다. 다갤러리는 가장 비싼 현대미술가 중 한 명인 제프 쿤스의 조각을 준비했다. 갤러리바움은 민중미술 대표 작가 안창홍, 갤러리포커스는 꽃의 화가 김종학, 갤러리가이아는 ‘생명’을 그리는 작가 김병종의 작품을 내건다. 인트로갤러리는 현대미술의 악동 데미안 허스트, 에이엠씨갤러리는 땡땡이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로 부스를 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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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 <Recurrence> 삼배에 유채 65.2×91.1cm 2005_BHAF 쇼움갤러리 출품작
BHAF가 준비한 특별 프로그램은 호텔아트페어 답게 호텔 층별로 꾸려진다. 먼저 1층에는 정원을 이용한 야외 전시가 진행된다. 박문수 연출감독은 해운대 바닷가를 배경으로 6개 테마의 대형 미디어파사드 쇼를 펼칠 예정. 김종선, 이지훈 작가는 ‘해운대 달마중’이라는 주제로 대형 달과, 달을 맞이하는 토끼 조형물을 설치한다. 7층에는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와 아트테이너가 협업한 특별전 <Cinema in Busan>이 개최된다. 전시에는 작가 김성민, 김성진, 김태인, 양현준, 엔조, 이기택, 배우 박기웅, 임하룡이 참여해 영화를 소재로한 작품을 선보인다. 더불어 7일에는 이광기가 진행하는 <BAMA in GRAND JOSUN 아트토크>가 있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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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학 <꽃과 나비> 목재 트레이에 아크릴릭 16×9.5cm_BHAF 갤러리포커스 출품작
한편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부산에선 BHAF와 함께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다. BHAF는 영화제의 스핀오프 페스티벌 ‘커뮤니티 비프’에 참여해 프로그램 <영화로 만나는 슬기로운 미술 생활>을 진행한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다룬 영화 <러빙 빈센트>를 상영한 후, 배우 이광기가 미술을 주제로 토크를 이어간다. 미술이 낯선 일반 대중을 위한 미술 감상법이 강연의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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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허스트 <Psalm: Deus, Deus meus> 다이아몬드 분말 스크린 프린트 60×60cm 2010 _BHAF 인트로갤러리 출품작
KIAF가 한국화랑협회 단독으로 진행되는 것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2022년부터 KIAF는 글로벌 아트페어인 프리즈와 합동으로 아트페어를 개최한다. 한편 BHAF는 이제 막 포문을 열었다. 내년에 새단장을 준비하는 KIAF와 이제 막 출발선에 선 BHAF 모두에게 이번 아트페어는 중요하다. KIAF와 BHAF는 이번 시즌에 각자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