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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Look]다니엘오차드

2021/11/07

Danielle Orchard: 모더니즘의 후예, 여성의 ‘골든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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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thday>리넨에유채137.2×127×2.5cm2021 Photo:HyunjunLee,CourtesyoftheartistandPerrotin

으레 어른이 되면 시원하게 뻗은 강변북로를 내다보며, 검붉은 와인을 쪼르륵 따라 마실 줄 알았다. 노력하지 않아도 얻는 나이만큼이나 삶의 농도도 알아서 짙어질 줄로만 안 거다. 현실은 피곤한 몸을 구겨 넣을 자기만의 방 한 칸이라도 있다면 럭키. 따끈한 커피와 향긋한 꽃으로 이따금 기분을 낼 테니깐. 다니엘 오차드는 낭만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현실의 여성을 그린다. 정확히는 ‘여성의 공간’을 묘사한다. 작가의 아시아 첫 개인전 <At the Seams>(10. 7~11. 26)가 페로탕 서울에서 열렸다. 올해 제작한 10점의 신작이 출품됐다. 오차드의 회화에는 서양 미술사의 수많은 정전이 떠오른다. 아몬드 모양 눈을 가진 피카소의 연인, 어깨를 둥글게 마는 마티스의 누드, 먼지 쌓인 모란디의 정물···. 오차드는 모더니즘 페인팅의 양식을 흡수해 별 볼 일 없는 여성의 일상을 그려낸다. 이를 위해 그는 인스타그램 등에서 본 인물 사진을 머릿속에서 변형하고 캔버스에 옮겨낸다고. 이 과정에서 인물은 서양 회화사에 등장하는 ‘클리셰 제스처와 테마’를 부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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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mmers>리넨에유채127×137.2×2.5cm2021 Photo:HyunjunLee,CourtesyoftheartistandPerrotin

다만 지난 세기의 남성 거장과는 다르게, 오차드는 여성을 감정이 북받치는 ‘드라마 퀸’이나 몸뚱이를 한껏 뒤트는 ‘팜므파탈’로 만들지 않는다. 적당하리만치 방황하고 이내 평정을 되찾는 방구석의 ‘사람’을 그린다. 또한 오차드는 손때 묻은 너저분한 방 안을 항상 배경으로 가져온다. 내 몸과 내 삶의 소유권은 그쪽이 아니라는 듯이. 심드렁한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나는 돈과 방이 있어, 그러니 뭐든지 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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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manonStage>리넨에유채130.8×80.6×3.2cm2021 Photo:HyunjunLee,CourtesyoftheartistandPerrotin

다니엘 오차드 / 1985년 미국 인디애나 출생. 인디애나대학교 회화 전공 및 뉴욕 헌터컬리지 석사 졸업. 로스앤젤레스 하프갤러리(2021), 뉴욕 잭헨리갤러리(2020, 2018), 시카고 앤드류라파츠(2019), 코펜하겐 V1갤러리(2019) 등에서 개인전 개최. <Fantasy Body>(몬트리올 프로젝트팡제 2021), <Eau de Vallotton>(티프 시그프리즈 2021) 등 단체전 참여. 현재 브루클린에 거주 및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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